고백록

기독교 고전으로의 초대

by Zach Howard2022-08-18

그의 관심사는 너무도 보편적이어서 항상 현대적이며, 그의 대답은 지금까지 그 숱한 세월을 다 견디어 왔다

Share this story 페이스북으로 공유하기 트위터로 공유하기

기독교 고전으로의 초대

아우구스티누스의 고백록은 이상한 책이다. 많은 옛 책들이 그러하듯이 스타일과 어조는 현대 독자들에게 너무 낯설다. 그러나 고백록의 장르와 구조가 시대를 떠나서 누구에게나 워낙 이례적이었기 때문에 아우구스티누스의 동시대인에게조차 이 책은 낯설고 이례적이었다. 그러하면서도 고백록은 그리스도인이라면 누구나 다 느끼지만 어떻게 표현해야 할지 모르는 여러 우려 사항과 질문을 정확하게 짚어내고 설명함으로써 지난 수 세기 동안 독자들을 놀라게 했다. 아우구스티누스의 관심사는 너무도 보편적이어서 항상 현대적이며, 그의 대답은 지금까지 그 숱한 세월을 다 견디어 왔다. 그렇기에 고백록은 계속해서 여러 세대의 독자들을 당황하게 하면서도 또 동시에 만족시켜 왔다. 


고백록을 읽어야 하는 이유를 고려하기 전에 먼저 이 책을 처음 대하는 독자를 당황하게 만드는 세 가지 서로 관련 있는 퍼즐, 곧 청중과 장르와 구조라는 퍼즐을 해결해야 한다. 


고백록은 어떤 책인가?


지금 여러분 앞에 고백록이 놓여있다고 상상해보자. (더 나은 방법은 선반에 지금 그 책이 있으면 꺼내서 앞에 놓거나 아니면 고백론의 미리보기를 클릭하는 것이다.)


독자 퍼즐


첫 장을 넘기는 순간 아우구스티누스가 말하는 대상이 당신이 아니라는 것을 바로 알 수 있다. 오히려 시편 기자들처럼 그는 자신의 죄뿐 아니라 찬양까지 더불어 하나님께 말하고 있다. “당신은 위대합니다. 주님이시여, 찬양을 받으시기에 합당합니다”(1.1.1). 그는 사람에게 직접 말하지 않는다. 첫 페이지를 펼치는 순간 당신은 이 책의 정체가 당신이 엿듣도록 고안된 300쪽짜리 하나님께 드리는 기도라는 것을 바로 깨달을 것이다. 


장르 퍼즐


아우구스티누스의 과거 이야기가 전반적인 책 속 풍경에서 이런저런 스토리로 자리를 차지하고 있기는 하지만, 자기 삶을 연대순으로 이러쿵저러쿵 늘어놓는 것이 애초 그의 목표가 아님을 당신은 바로 알게 될 것이다. 아우구스티누스가 그럼에도 굳이 자신의 개인사를 이야기하는 이유는 과거에 자신이 지은 죄의 어두움을 통해 그리스도의 자비의 빛이 더욱 빛나도록 하기 위해서이다(2.1.1). 구약의 예언서 및 복음서와 유사하게, 고백록은 자전적 반성, 철학적 탐구, 주석적 묵상을 통합한 혼합 장르의 글이다. 저자의 개인 이야기가 오로지 하나님의 은혜로 인한 섭리의 역사를 더욱더 영화롭게 하기 위한 수단으로서만 존재하는 것을 목적으로 하는 영적 회고록이다. 


구조 퍼즐


마지막으로 목차를 보면 1-9권은 일반적으로 연대순이지만, 10-13권은 기억, 시간과 영원, 하늘과 땅, 그리고 창조의 날과 같은 주제를 다루고 있다. 책의 구조가 복잡하다는 것을 바로 알 수 있다. 고백록의 주제는 광범위하다. 수사학자로서 아우구스티누스는 예술가가 모자이크를 배열하거나 작곡가가 악보를 배열하는 방식으로 고백록을 쓴다. 아우구스티누스는 각각의 내용을 전체 내용과 밀접하게 연결한다. 거기에 더해, 과거 중요한 에피소드(배 훔치기, 친구의 죽음을 슬퍼함, 환상 속에서 하나님께 올라가는 것)뿐 아니라 현재의 유혹(육체의 정욕, 안목의 정욕과 교만)을 서술하는 데에도 세심한 주의를 기울이고 있다. 그렇게 함으로 이런 세부 내용이 궁극적으로 자신의 전체 삶에, 더 넓게는 우주 역사(특히 11-13권의 창세기에 대한 그의 성찰)와 어떻게 관련되는지까지 정확하게 판단하고 있다. 


당신 앞에 지금 놓인 고백록은 회고록처럼 쓰인 하나님과 인간, 그리고 하나님과 인간 사이의 합당한 관계에 대한 심오한 신비를 탐구하는 하나님을 향한 열정적인 기도이다. 


왜 고백록을 읽어야 하는가? 


이제 나는 고백록을 읽어야 하는 일곱 가지 이유인 동시에 일곱 가지 핵심 주제를 통해서 이 글을 읽는 여러분이 고백록을 손에 들도록 유혹하려 한다. 


1. 하나님과 인간, 그 관계에 관해서


첫 문단에서 마지막 문단까지 아우구스티누스는 세 가지 핵심 질문에 대한 답을 엮어간다. 하나님은 누구인가? 사람이란 어떤 존재인가? 그리고 하나님과 사람은 어떻게 관계를 맺어야 하는가? 그는 이러한 질문에 대해 여러 층의 답변을 제공하지만, 사실 따지고 보면 모두 다 다음 첫 번째 단락의 주제를 발전시킨 변형이다. “주님이 우리를 당신께 나아가도록 지으셨으며, 우리의 마음은 주 안에서 안식할 때까지 쉼을 얻지 못합니다”(1.1.1). 하나님은 안식이지만 우리는 안식할 수 없는 존재이다. 결국 우리라는 존재는 하나님 안에서만 안식을 찾는다. 그게 과연 진실이라면, 어떻게 그게 가능한지를 찾아가는 것이 이 책이 다루는 큰 과제이다. 우리 모두 그가 제기한 근본적인 질문에 대한 답이 필요하다. 아우구스티누스의 깊은 명상이 당신을 인도하도록 하라. 


2. 고백: 죄, 신앙, 그리고 찬양


아우구스티누스가 이 책에 붙인 라틴어 ‘콘페시오’(confessio)는 이 책의 폭넓은 성격을 알려준다. 그는 이 용어를 최소한 세 가지 중복되는 방식으로 사용한다. 첫째, 그는 자신의 죄를 고백한다. 그것이 ‘고백록’이라는 제목의 지배적인 의미이다. 그리고 그는 자신이 참되다고 믿는 것을 신앙(faith)으로, 마치 신경(creed)을 믿는 것처럼 고백한다. 마지막으로 첫 번째 줄부터 아우구스티누스는 하나님을 향해 찬양과 경배를 고백한다. 아우구스티누스의 고백록은 단순히 죄를 회개하는 것 이상으로 우리의 신앙을 선언하고, 고백 속에 하나님을 향한 찬양까지 포함하도록, 우리가 마땅히 해야 할 고백의 의미를 확장한다. 


3. 바르게 정렬된 사랑과 슬픔


아우구스티누스의 어린 시절 장면을 통해 우리는 그가 열정적으로 사랑하는 사람임을 알 수 있다. 그가 체험한 격렬한 사랑은 그가 결코 슬픔에 관해 낯선 사람이 아님을 의미한다. 어느 날 영혼의 반쪽인 것처럼 사랑했던 소꿉친구가 갑자기 세상을 떠났다. 그의 마음은 “슬픔으로 검게” 그을렸다. 회심하지 않은 아우구스티누스는 자기 영혼에게 “하나님께 소망을 두라”(시 42:5, 11)고 명령했지만, 그는 순종할 수 없었다. 왜였는가? “내 영혼이 사랑하는 잃어버린 소중한 친구가 내가 영혼에게 순종하라고 명령한 상상 속의 신보다 더 고귀하고 더 현실적이기 때문입니다.” 당시를 돌이켜 생각하면서, 아우구스티누스는 자신의 무질서한 사랑에 이렇게 이름 붙였다. “오, 인간을 인간답게 어떻게 사랑해야 하는지 알지 못하는 광기여!”(4.7.12). 그는 마치 친구가 영원히 죽지 않을 것처럼 사랑했다. 그리고 그는 잃어버린 친구로 인해 하나님이 마치 상상에 불과한 존재인 양 슬퍼했다.


젊은 아우구스티누스는 이런 충격적인 경험을 통해 나중에 인간이 피조물을 올바르게 사랑할 수 있는 법을 고민했다. 그의 대답은 이것이다. “너는 그것들을 하나님 안에서 사랑하도록 하라”(4.12.18). 아우구스티누스는 피조물로부터 아예 고립된 상태에서도 우리가 얼마든지 하나님을 사랑할 수 있는 것처럼 말하는 스토아의 금욕주의를 거부했다. 또한 하나님과 떨어져서도 얼마든지 피조물 세상에서 행복할 수 있다고 주장하는 에피쿠로스의 방종도 거부했다. 오히려 우리는 피조물이기에 피조물을 사랑해야 하고, 피조물을 적절하게 사랑하기 위해서 우리 자신이 피조물이라는 사실을 포용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올바른 질서를 가진 사랑만이 올바른 질서를 가진 슬픔으로 이어진다. 고백록은 고통으로 가득 차 있는 인생을 사는 우리가 항상 불안한 마음속에서도 어떻게 하나님을 최고로 사랑할 수 있는지를 가르쳐준다. 하나님을 가장 사랑할 때 비로소 우리는 창조주 하나님이 주신 선물인 다른 피조물을 올바로 사랑할 수 있다. 


4. 회심: 이야기의 힘


모든 사람의 회심은 다 특별하다. 그럼에도 모든 회심 이야기에는 죄에 대한 속박, 용서와 자유에 대한 열망, 하나님께로 향하게 하는 은혜 같은 특정 요소가 반드시 포함되어 있다. 그렇기에 하나님께 항복하는 회심이라는 일련의 사건이 사람에 따라서 아무리 극적이거나 또는 지극히 단순하더라도, 모든 회심 이야기 속에는 하나님께서 죄인을 자신에게로 이끄시는 과정에서 반드시 나타나는 유사한 특징이 있기 마련이다. 이런 진리를 인식한 아우구스티누스는 1-9권의 절정에 해당하는 회심 이야기를 통해 하나님을 향한 우리의 열망에 불을 붙인다. 


아우구스티누스는 먼저 세 가지 회심 이야기가 자신의 회심에 어떻게 기여했는지를 설명한다. 빅토리누스를 통해서 그는 명예와 부, 그리고 치명적인 교만의 매력을 극복하게 하는 하나님에 대해 배웠다고 말한다. “나는 그를 닮고자 열망했습니다”(8.5.10). 다른 사람의 회심 이야기는 아우구스티누스에게 그리스도를 따르려는 열망을 불러일으켰으며, 자신의 영혼을 보여주는 거울처럼 “내가 얼마나 가증스럽고 마음이 비뚤어져 있으며 더러운지”(8.7.16) 자신을 바라보게 하였다. 다른 그리스도인의 삶이 아우구스티누스에게 미친 영향은 실로 막대했다. 그는 단지 하나님에 대한 지식을 넘어 하나님을 통해 변화된 삶을 목격함으로 하나님을 향해 나아가게 되었다.


아우구스티누스 자신의 회심에 얼마나 다른 이들의 회심 이야기가 중추적인 역할을 했는지를 고려할 때, 그가 자신의 강력한 회심 이야기를 나누는 건 당연하다. 생을 마감할 때 아우구스티누스는 고백록을 다시 읽으며 과거에 하나님이 주신 은혜에 감동했다. 그리고 그는 독자들도 자신과 같은 은혜를 받기를 기도했다!


5. 우리 자신에게 낯선 자들(내면성)


아우구스티누스는 여러 면에서 자신을 이방인이라고 말한다. 자신은 내면에서 분열되어 있고, 자신에게 숨겨져 있으며, 따라서 자신에게 문제가 된다. 그가 자신 안에서 낯선 자를 발견한 것은 죄가 그의 마음의 눈을 멀게 했기 때문이기도 했지만, 또한 동시에 하나님의 형상을 지닌 사람으로서 삼위일체의 신비를 반영하는 그 무언가를 드러내는 자아 속 어떤 신비를 발견하기 때문이기도 하다. 


미지의 영역을 표시하는 지도 제작자처럼, 하나님 안에서 안식을 추구하는 아우구스티누스는 현재 내면의 삶을 지도로 만들어간다. “영혼의 가장 안쪽 부분”(10.25.36)에 해당하는 기억 속에서 하나님의 형상을 찾는 그는 치유가 여전히 절실하게 필요한 “상처 난 마음”(10.41.66)을 발견한다. 자아 깊숙한 곳에 있는 이 비극적인 상처를 의식한 그는 그리스도를 “자신에게 가장 필요한 의사”(10.3.4)로서 갈구한다. 그는 그리스도에게 자신을 치유하시고, 자신을 하나님께로 다시 인도할 “진정한 중재자”(10.43.68)가 되어달라고 요청한다. 


6. 시간 안에서 구원받음(임시성)


삶 전체를 되돌아보는 아우구스티누스는 단지 현재 자신이 누구인지에만 관심이 있는 것이 아니라, 자신이 궁극적으로 그가 어떤 사람이 될 것인지에도 관심을 둔다. 그리고 그는 성경의 증거를 통해 자신이 어떤 사람이 될지 잘 알고 있다. 아우구스티누스는 자신의 과거와 현재를 통해 스스로에 회의감을 갖게 될 때도, 그는 바울처럼 미래를 향해 시선을 확장한다(빌 3:12-14). 마지막을 바라볼 때 그의 시작은 비로소 의미를 가진다. 마지막 때를 준비시키기 위해서 하나님은 시간에 맞게 우리를 구속하신다는 것이 아우구스티누스의 가르침이다. 


7. 책이 가진 변혁의 능력


청년 시절 아우구스티누스는 키케로의 호르텐시우스를 읽고 책으로 “개종”했다. “이 책은 내 열정을 바꾸어 놓았고 내 기도가 당신께 향하도록 만들었습니다. … 나로 하여금 다른 소망과 갈망을 갖도록 했습니다”(3.4.7).


그러나 고백록 속에 성경보다 더 큰 책은 없다. 철학자의 책이 진리에 대한 열망을 일깨워주었다면, 성경은 아우구스티누스에게 하나님에 대한 참된 지식을 주었다. 그의 회심의 절정은 “톨레 레게”(tolle lege)를 외친 어린이의 목소리에 대한 응답으로 드러난다. “그것을 집어들고 읽어라.” 아우구스티누스는 로마서 13:13-14을 읽었다. “그 구절 끝에 이르자마자 즉시 확신의 빛이 내 마음 안에 부어졌으며 모든 의심의 어두움이 사라져 버렸습니다”(8.12.29). 그는 창세기 1-2장에 대한 확장된 묵상으로 고백록을 끝맺는다. 왜냐하면 창조로 시작해 완성에 이르는 성경의 구원 이야기 안에서만 아우구스티누스는 자신의 삶을 제대로 이해할 수 있기 때문이다. 


고백록을 읽어라. 하나님께서 말씀을 통해 아우구스티누스를 어떻게 변화시키셨는지를 확인하라. 그리고 당신의 삶을 변화시키는 말씀의 놀라운 드라마에 빠져보라. 톨레 레게, 지금 당장 고백록을 집어 들고 읽어라!




원제: Confessions: A Reader’s Guide to a Christian Classic

출처: www.desiringgod.org

번역: 무제

고백록은 고통으로 가득 차 있는 인생을 사는 우리가 항상 불안한 마음속에서도 어떻게 하나님을 최고로 사랑할 수 있는지를 가르쳐준다. 하나님을 가장 사랑할 때 비로소 우리는 창조주 하나님이 주신 선물인 다른 피조물을 올바로 사랑할 수 있다

Share this story 페이스북으로 공유하기 트위터로 공유하기
  • 페이스북으로 보내기
  • 트위터로 보내기
  • 카카오톡으로 보내기
  • 공유하기
  • 공유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