슬픈 인생과 그리스도의 위로

그리스도의 참된 위로를 전달하는 성경적 설교

저자명 김병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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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by 조정의 목사(크리스찬북뉴스 편집위원) /  출판사 개혁된실천사 / 작성일 2022-01-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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번역서를 선호하는 필자에겐 생소한 이름이었지만, 저자 김병훈 목사는 많은 책을 이미 출간한 설교자이자 저자였다. 미국 칼빈신학교에서 박사를 취득하고 개혁파 신학과 신앙을 추구하는 목사로 합동신학대학원대학교에서 조직신학을 가르치고 나그네 교회에서 설교하고 있다. 그리고 개혁주의 신학을 정리했고(“노르마 노르마타”, “행위로 구원? 바울에 대한 새 관점을 비평하다”, “오직 하나님께만 영광이 있나이다”, “결코 정죄함이 없나니”), 창조론을 변호했다(“성경적 창조론이 답이다”, 2019). 


<슬픈 인생과 그리스도의 위로>는 강해 설교집이다. 17편의 강해 설교 중 세 편의 설교를 제외하고는 모두 시편 강해다. 흥미로운 것은 시편 23편을 한 구절씩 각각 한 편의 설교로 다루었다는 점이다. 마지막 17번 설교에서 “슬픈 인생과 그리스도의 위로” 시리즈 말씀 마지막 편이라고 말한 것을 보면 김병훈 목사는 이 책에 수록된 설교를 시리즈로 계속 전파했던 것 같다. 설교자의 설교문만 읽는 것보다 실제로 설교문을 전달하는 장면을 보고 싶어 나그네 교회 설교를 찾아봤는데, 책이 미처 다 담아내지 못한 진리에 대한 열정과 성도에 대한 사랑이 짧은 영상 속에서도 충분히 드러났다.


이 강해서가 다루는 주제는 슬픈 인생이다. 코로나바이러스와 오래 싸우면서 우리는 인생이 결코 기쁨과 만족만 가득하지 않다는 걸 확실히 체감했다. 사랑하는 사람을 잃고, 질병에 걸려 고통받고, 당연하게 여긴 일들의 숯한 제약을 받으며 ‘수고와 슬픔’ 가득한 인생을 경험했다. 인생엔 기쁜 일과 슬픈 일이 뒤섞여 있지만, 종국엔 가장 슬픈 인생의 종말, 죽음을 맞이한다. 그런데 안개처럼 살다 사라지고, 화려한 꽃처럼 피었다가 금세 시드는 우리 인생을 참으로 위로하실 분이 있다. 그분이 바로 이 책에 수록된 설교마다 중심이 되어 나타나시는 예수 그리스도이시다. 그리스도의 위로가 슬픈 인생 속에 소망을 품게 한다.


김병훈 목사가 강해를 통해 제시하는 그리스도의 위로는 여느 강해서의 일반적인 위로와 다르다. 생각보다 많은 강해서(일반 신앙 서적이 아니라 성경 본문을 설교한 내용을 정리한 책)에서 일반적인 위로를 전달한다. ‘다 잘 될거야’, ‘하나님이 함께 계시는 데 다 좋게 해주시겠지.’ 이런 식의 위로다. 복음이 우리 썩을 영혼에게 미친 놀라운 은혜가 무엇인지, 구원의 부르심이 얼마나 높고 아름답고 거룩하고 특별한 부르심인지, 예수 그리스도를 닮아가는 삶과 궁극적으로 하나님께 영광을 돌리는 것이 슬픈 인생 속에서 우리가 가장 추구해야 할 목적이라는 것 등을 간과한다. 일시적으로 기분을 좋게 해 주는 가벼운 격려와 위로에서 그친다.


하지만 <슬픈 인생과 그리스도의 위로>에 수록된 설교를 통해 김병훈 목사는 참된 위로를 전달한다. 개혁주의 신학의 정수인 전적 타락과 오직 은혜, 오직 믿음, 오직 그리스도로 얻는 구원의 위로를 전파한다. 모든 가르침은 철저하게 오직 성경에 근거하고 궁극적으로 모든 설교를 통해 하나님의 영광을 드높인다. 각각의 설교에서 풍족히 맛볼 수 있는 성경 교리를 통해 저자는 본문에서 발견할 수 있는 그리스도와 그분만이 주실 수 있는 위로를 힘 있게 전달한다.


많은 설교자가 본문을 깊이 연구하지 않거나 본문을 가볍게 설명하고 지나가거나 설교문에 본문을 이해하는 데 도움이 되는 풍부한 정보를 집어넣지 않는다. 그러다 보니 교장 선생님 훈화 말씀과 같은 수준의 도덕경 설교가 강해서로 만들어지기 쉽다. 하지만 김병훈 목사는 본문을 깊이 연구하고 자세히 설명한다. 보통의 강해서보다 한 편의 설교문이 긴 편인데, 실제로 본문을 이해하는 데 꼭 필요한 배경설명과 다른 성경 본문으로 본문을 보충 설명하기 위해 많은 양을 설교문에 추가했기 때문이다. 이러한 노력이 이 책을 유익하게 만들었다. 독자는 본문의 의미를 깊이 헤아리면서 저자가 설득하는 성령의 요구에 귀를 기울일 수 있다.


개인적으로 <슬픈 인생과 그리스도의 위로>를 시간을 두고 천천히 한 편씩 읽을 것을 권장한다. 한 가지 주제에 대한 깊은 고찰과 묵상의 도구로 삼기보다는 한편 한편의 설교를 통해 매일의 삶을 살면서 그리스도만이 주실 수 있는 위로를 충분히 받고 그 위로를 계속 새롭게 맛보며 읽기를 바란다. 저자가 설교하는 본문을 여러 번 읽어보고 저자가 활용하는 다른 성경 구절을 찾아보기도 하면서 주님께서 저자를 통해 나에게 말씀하신다고 생각하면서 읽어볼 것을 권한다. 그러면 정말 그리스도께서 이 책을 통해 모든 슬픔을 기쁨으로 바꾸실 만큼 커다란 위로와 소망을 주실 것이다.


우리는 지금 설교의 위기라 불리는 시대에 살고 있다. 소비자가 선택하는 콘텐츠, 일방향이 아니라 쌍방향 커뮤니케이션을 선호하는 세대, 영속적인 가치와 의미를 탐구하기보다 일시적이고 감정적으로 느낄 수 있는 무언가를 추구하는 시대, 그래서 희한하게 그 어느 때보다 자기를 사랑하고 자존감을 높이고 자기 마음대로, 하고 싶은 대로 해도 옳다고 인정하는 시대가 됐는데, 오히려 사람들은 더욱 슬픈 인생 속에 위로와 힘을 얻지 못하고 방황한다. 우리에겐 다시금 권위 있고 확신에 찬 설교가 필요하다. 성령의 권위와 능력이 담긴 설교, 죄를 깨우치고 구원을 노래하며 산 소망을 죽은 인생에게 선물할 수 있는 설교. 그 설교는 반드시 성경적이어야 한다. 성경만이 성령의 권위와 능력을 담을 수 있다. 그 설교는 반드시 바른 신학에 기초해야 한다. 죄를 다루고 구원을 바르게 제시할 수 있으려면. 


저자의 설교가 사망의 음침한 골짜기로 다니는 이들에게 주님의 막대기와 지팡이가 되어 앞길을 인도해주는 귀한 도구가 되길 기도한다. 슬픈 인생을 살아가는 이들이 세상 어디에서도 맛 볼 수 없는 기쁜 복음을 듣게 되기를 바란다. 오직 그리스도만이 주실 수 있는 위로를 이 땅에서 내내 누리며 살다가 영원한 안식을 얻게 되길 원한다. 



* 이 북 리뷰는 ‘크리스찬북뉴스’와 함께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