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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평

정치 공간에 그리스도인으로 서기

결코 쉽지 않지만 이 시대 꼭 필요한 주제 정리

저자명 고성제

페이지 정보

작성자 by 전재훈 목사(발안예향교회) /  출판사 아르카 / 작성일 2022-01-30

본문

“이 책은 극렬한 진영 논리의 갈등이 어느 때보다 심하게 느껴지는 근래의 상황에 대해 교회가 어떤 자세를 취해야 하는가를 깨닫게 해 줍니다. 고 목사님의 설교를 정리해 출간된 이 책을 보면 이 정도의 이야기를 교회에서 말하기 까지 용기를 내고 시도하기가 정말 쉽지 않았다고 합니다.”(이윤석 목사. 서울기독교세계관연구원 대표)


“결코 쉽지 않지만 이 시대에 꼭 필요한 주제를 균형 잡힌 성경적 시각으로 탁월하게 정리해주신 고 목사님께 감사드리면서, ‘복음과도시’ 동지들의 일독을 강추합니다. 저도 읽으며 큰 배움을 얻는 중입니다.”(정민영 선교사. 전 국제위클리프 부총재)


이 책의 저자 고성제 목사님이 2019년 가을에 정치를 주제로 설교하신다는 이야기를 듣고 많은 목사님들이 걱정 반 기대 반으로 기도했었습니다. 이때는 ‘조국 사태’로 온 나라가 들썩이던 때였기에, 한 쪽은 서초동에, 또 다른 쪽은 광화문에 모여 서로를 비난하며 정죄하던 때였기 때문이지요. 목사님들도 광화문에 모여야 한다, 서초동으로 가야 한다며 양분되어 싸우던 시절입니다. 이런 때에 정치를 주제로 한 설교는 아무리 중심을 잡아 설교한다고 해도 자신의 정치성향을 드러낼 수밖에 없고, 목사님과 다른 생각을 가진 성도님들은 시험에 들기 딱 좋지요. 아니나 다를까 저자는 당시 교회의 분위기를 다음과 같이 기록하고 있습니다.

 

“당시 그 일은 설교자인 나에게도 말할 수 없이 긴장되는 일이었지만, 우리 교회의 교역자들에게도 그랬던 모양이다. 그들은 ‘오늘 우리 교회는 완전히 두 쪽 나고 큰 시험에 빠질지 모른다.’라는 생각이 들어 저들끼리 특별 기도를 요청했다고 한다.”


고 목사님의 용감한(?) 설교 영상은 여러 목사님들의 찬사를 불러 일으켰지만 저는 도저히 볼 엄두가 나질 않았습니다. 저는 비교적 젊은 40대 목사이고 고성제 목사님은 은퇴를 앞두고 계신 분이니 당연히 서로 다른 정치적 입장을 지녔을 것이라 생각했고, 이런 편견이 ‘설교를 들으면 고성제 목사님과 어쩔 수 없는 거리감이 생길 것’이라 여겼습니다. 평소 입양에 관한 고 목사님의 생각과 실천을 보며 깊이 존경하고 있던 터라 설교 한편으로 그분을 향한 저의 존경심에 생채기가 생기는 것을 원치 않았습니다. 


하지만 영상을 보신 목사님들의 반응은 거의 찬사에 가까웠습니다. 그리고 이런 찬사는 자연스럽게 책으로 출판해야 한다는 압력으로 이어졌지요. 저도 책을 한 권 쓸 때마다 큰 체력적 부담을 느꼈던 터라 건강이 좋지 않으신 고성제 목사님이 과연 설교를 정리하고 다듬어 활자화 시키는 일을 하실 수 있으실까 염려했습니다. 그러나 고 목사님은 ‘(정치적으로) 일상화된 갈등의 한 가운데에 존재하게 될 교회 안에서 이 부분과 관련하여 고민을 함께하는 마음들이 모여야 하지 않을까’라는 생각을 하셨고, ‘이 땅에 설교자들이 우리 사회의 갈등 속에서 설교하는 일에 작은 참고나마 될 수 있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책을 집필하게 되었습니다. 저 같이 소심한 목사는 고 목사님의 기대와는 달리 이 책을 열심히 읽었어도 설교하기까지 용기가 부족한 사람이지만, 최소한 이런 문제로 고민하는 성도들에게 권할 수 있는 책이 있다는 것 하나만으로도 제게는 너무나 고마운 책입니다. 


이 책은 앉은 자리에서 끝까지 한 번에 읽을 수 있는 평이한 문체와 몰입도를 가진 책입니다. 두껍지 않으면서도 상당히 깊은 신학적 내공이 담겨있어서 읽는 내내 감탄을 하며 읽었고 무엇보다 어느 한 쪽에 치우치지 않은 성경적 견해를 담아내고 있어 놀라움을 느끼게 했습니다. 저는 일종의 팬심 가득 담아 고마움을 전하고 싶어 책을 읽으면서 기록했던 내용을 고성제 목사님에게 작은 선물과 함께 보내드렸습니다. 


“정치에 참여하냐 마냐보다 더 중요한 것은 성경의 기준을 따라 참여해야 한다는 것이다. 우리는 다름(거룩)을 추구하며 정치를 통해 이웃을 내 몸과 같이 사랑하게 된다. 그러기 위해서는 이데올로기가 우상임을 깨닫고 자신의 진영 이데올로기를 구원해야 한다. 


창조원리는 모든 것이 하나님의 선물이라는 것과 인간의 존엄성을 깨닫게 한다. 그러나 타락한 인간은 자기중심성에 빠지고 이기심에 사로잡힌다. 우리에게는 ‘마음으로 새롭게 된 사람’이 필요하다. 예수님은 ‘급진적이긴 하나 다른 방식으로’ 다른 삶을 사셨다. 우리는 주님을 통해 하나님의 방법이 있고 그분의 길이 옳다는 믿음을 가져야 한다. 구약에서 율법을 묵상하듯이 우리는 그리스도의 구원의 은혜를 묵상하고 그리스도인으로서 조용한 혁명을 해야 한다. 그것은 주님 앞에 머물며 조용히 주님을 바라보는 데서 출발하며 신 앞에 선 단독자로서 홀로 설 줄 알 때 비로소 다름의 공동체를 이루게 된다. 


다름의 공동체는 하나님의 모델 하우스이다. 우리는 그 안에서 거룩함이나 사랑을 배우고 공의와 정의를 이루며 살아야 했다. 레위기가 이 시대에 적실한 책임을 알고 그 안에서 우리 삶을 매일 돌아보며 구원이 삶의 갱신과 개혁으로 이어지게 노력해야 한다. 


우리는 이 땅에 ‘샬롬’이 흐르게 해야 한다. 그러기 위해 우상숭배를 금하여 안식일을 준수하는 것이 중요하다. 우리의 결정이 하나님이 아닌 기준, 즉 두려움이나 강박에 의해 결정되는 일은 없는지 살펴야 한다. 더불어 안식일 정신을 되살려 우리에게 있는 모든 것이 하나님의 선물임을 기억하고 이 세상의 가치관과 생각을 거스르며, 욕망으로 해방되어 삶의 영점을 다시 조정하게 된다. 


우리는 소금이 되어 살맛나게 하고 빛이 되어 하나님의 아름다움과 희망을 비쳐야 한다. 이데올로기에 매몰되지 말고 주님에게 가서 참된 안식과 평화 즉 ‘샬롬’을 누리는 것이 이 세상에서 샬롬을 만들어 낼 수 있는 힘이 된다.”


그 내용을 읽고 보내 주신 고성제 목사님의 답변을 소개하면서 글을 마무리하려고 합니다. 부디 많은 분들이 이 책을 읽고 정치와 관련된 자신의 견해를 밝힐 때 반드시 참고하시기를 권해 드립니다. 


“대단! 남은 책으로 쓴 것을 … 몇 줄로 쓰다니 … 놀랍습니다. 전 목사님.^^ ㅎㅎ 관심 기울여 읽어 주어서 감사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