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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회

작은 교회에는 ‘맞춤형 설교’가 제격이다
by Stephen Witmer2020-07-29

주일마다 세계 각처에서 행해지는 설교의 대부분은 무명의 목사가 무명의 회중에게 전하는 설교고, 대부분은 녹음이나 녹화가 되지 않아 다시는 들을 수 없는 설교다

The vast majority of sermons preached around the world on any given Sunday are preached by no-name pastors to no-name people and will never be heard agai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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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은 교회 목회자인 당신은 지금 강단으로 올라선다. 모두들 성경을 펼치고 눈을 들어 당신을 주목한다. 하지만 성도들의 수가 너무 ‘적다.’ 40여 명 정도나 왔을까? 게다가 설교가 시작되면 어떤 사람들은 졸기 시작할 것이다. 설교 녹음 장치도 없지만, 녹음을 한다 해도 그것을 올릴 웹사이트도 없다. 성도들은 팟캐스트가 뭔지도 모르고, 성도들 외에는 당신이 누구인지 아는 사람이 없다. 설교는 삼십 분 정도 하겠고, 이제 그 설교는 이 세상 어디에서도 다시 들을 수는 없을 것이다. 녹음되어 웹사이트에 올린 것도 아니니 당신이 한 설교는 그 자리에 모인 그 성도들의 기억 속에만 존재하게 될 것이다. 당신은 한 주 내내 이 설교를 준비했는데, 헛되이 시간을 낭비한 것일까? 


작은 교회 목회는 목회자로 하여금 많은 고민을 하게 한다. 이 경우 당신은 둘 중 하나를 선택할 수 있다. 하나님이 주신 것보다 더욱 큰 것을 사모하여, 결국 더 큰 도시의 더 큰 교회로 옮겨가기로 결단할 수 있을 것이다. 그게 아니라면, 당신이 갈망하는 그 큰 기회가 바로 지금 당신 앞의 그 성도들 안에 있을 수도 있음을 당신이 열린 마음으로 받아들이는 것이다. 성도들을 버리지 말고, 오히려 그들 안으로 더욱 깊이 들어가라.  


더 작은 것에 감사하기


내가 아는 대부분의 목회자들 중 적은 예산, 작은 건물, 적은 수의 회중, 약한 영향력을 갈망하는 이는 없다. 그렇기 때문에 하나님이 이런 것을 우리에게 주시면 우리는 그 안에 들어있는 하나님의 약속과 그것이 주는 기회를 보지 못한다. 현재 우리가 살고 있는 이 시대 문화는 말할 것도 없고 기독교 문화에서마저 사람들은 작은 것보다 크고 빨리 성장하는 것들을 일반적으로 선호한다. 하지만 성경은 종종 작은 것들이 좋은 것이라 한다. 결국 하나님의 왕국은 땅 속에 묻힌 씨앗 같은 것이고, 이 세상은 단 한 사람의 신실함과 희생으로 구원을 얻은 것이다. 그러므로 복음의 논리는 작은 것이 지닌 가능성과 유익을 감사히 받고 그것들을 살펴볼 수 있게 해준다. 나는 이것이 설교에도 적용되는 것이라 믿는다. 


스케일이 큰 설교, 다시 말해 수천 명의 청중에게 하는 설교나, 라디오, TV, 팟캐스트를 통해 퍼져나가는 설교에 이점이 있는 것은 분명한 사실이다. 성경적으로 풍성하고, 신학적으로 충실한 설교가 큰 회중을 만난다면 절실하게 필요한 진리를 많은 이들이 들을 수 있게 될 것이다. 설교에 은사가 있어서 그들의 설교가 전세계로 퍼져나가는 많은 사역자들의 설교를 들으며 나 자신 역시 큰 유익을 누렸다. 개인적으로 만나보고 악수를 하거나 그들에게 개인적으로 목사님이라고 부를 기회는 아마 전혀 없을 것이다. 하지만 그들이 선포한 진리들이 내게 전해졌고, 많은 경우 나를 감화시켰고, 나를 목양해주었다. 큰 스케일의 설교가 굳건한 진리를 전하기만 한다면 대단한 일임에 틀림없다.    


하지만 대부분의 설교는 그렇지 않다. 주일마다 세계 각처에서 행해지는 설교의 대부분은 무명의 목사가 무명의 회중에게 전하는 설교고, 대부분은 녹음이나 녹화가 되지 않아 다시는 들을 수 없는 설교다. 하지만 이렇게 작은 스케일로 행해지는 설교에 큰 유익이 있다. 


작은 스케일로 설교하라


작은 교회 목회자인 당신에게는 ‘맞춤형’ 설교를 할 수 있는 특권이 있다. “맞춤형(bespoke)”이라는 말은 특정 고객이나 사용자에게 맞춰 제작된 옷이나 가구를 묘사할 때 흔히 사용하는 용어다. 대량 생산된 것이나 기성품이 아니다. 특정한 누군가를 염두에 두고 제작된 것을 말한다. 그 사람에게 꼭 맞는 것이다. 설교도 이런 식으로 할 수 있다.   


좋은 설교를 작은 스케일로 하면 큰 스케일의 설교들이 하지 못하는 일들을 해낼 수 있다. 만일 성도들이 85명이고 당신이 최소한 신실한 목회자라면 당신은 성도들 한 사람 한 사람을 친숙하게 잘 알고 있을 것이다. 각 사람의 과거사, 슬픔, 고난, 불안, 약점, 기쁨과 열망들을 다 알고 있을 것이다. 또한 성도들 사이의 관계가 어떤지에 대해서도 익히 알 것이다. 갈등이나 스트레스가 어디에 있는지, 그들의 관계가 어떤지 말이다. 대형 교회 목사들에게는 절대적으로 불가능한 일이겠지만, 당신은 성도들 한 명 한 명에 대해, ‘그리고’ 회중 전체에 대해 깊은 이해를 갖고 있을 것이다. 이를 기반으로 설교하라. 당신의 설교는 성도들의 삶에 ‘녹아들어갈 수’ 있다.  


팟캐스트 용으로는 전혀 쓸 수 없는 설교를 해도 무방하다. 당신의 설교가 지구 반대편에 살면서 당신 마을에는 존재하지도 않는 직업에 종사하는 누군가에게는 맞지 않을 수도 있다. 당신이 섬기는 성도들과는 전혀 다른 수준의 교육을 받은 이들에게는 맞지 않는 설교가 될 수도 있다. 하지만 당신의 삶과 당신의 교회 안에 하나님이 주신 이 특정한 사람들을 전적으로 섬길 수 있는 그런 설교를 하라. 윈 콜리어(Winn Collier)의 ‘Love Big, Be Well'에 나오는 시골 목사 조나스 매컨(Jonas McAnn)은 자신이 섬기는 그 마을에만 꼭 맞는 설교를 하고 싶다고, 그 마을에만 꼭 맞는 그런 삶을 살고 싶다고 말한다. 그게 바로 맞춤형 목회다.   


맞춤형 설교를 하면 뭔가를 잃게 될 수도 있지만 그것이 항상 나쁜 것만은 아니다. 방송이나 팟캐스트를 안 하기 때문에 영향력을 행사할 기회는 잃겠지만, 방송이 허용하는 정해진 시간 안에 설교를 끼워 맞춰야 하는 압박감으로부터는 해방될 수 있다. 설교가 자유로워질 것이다. 또한 자신의 설교가 녹음되고 있다는 것을 의식할 때 설교자는 부자연스러워지곤 하는데, 이로부터도 자유를 얻게 된다. 작은 교회 목사는 온 세계를 향하여 선포할 필요가 없다. 또한 교회 웹사이트를 우연히 방문한 극소수의 사람들에게도 그리 할 필요가 없다. 그저 자유롭게 자기 교회 성도들에게 중요한 이야기들을 하면 된다. 온 세상이 당신 설교를 듣기 시작할 때 느껴지는 교만의 유혹으로부터도 자유를 얻게 되고, 당신의 설교를 맹렬히 비판하는 인터넷의 익명의 무리들 때문에 절망하는 것으로부터도 자유를 얻게 된다.   


당신의 성도들을 사랑하라


마릴린 로빈슨(Marilynne Robinson)은 자신의 소설 'Home'에서 설교를 “인류의 상한 마음을 분석하여 그리스도의 사랑의 마음을 찬양하는 것”이라 묘사한다. 인류의 마음을 정말로 분석하고자 한다면 우리는 특정한 사람들로부터 시작해야 한다. 바로 당신 앞에 있는 당신의 성도들 말이다. 우리는 특정한 본문에서 특정한 진리를 찾아내어 특정한 사람들에게 선포한다. 우리가 전한 말을 다시는 ‘들을 수’ 없을지라도 성도들의 삶 속에서 다시 ‘볼 수’는 있을 것이다. 우리의 설교는 오랜 시간에 걸쳐 성도들의 삶을 형성해간다. 교회 밖의 다른 사람들, 늘 다른 사람들에게 관심이 많은 시골 사람들이 그러한 변화를 눈으로 보게 될 것이다.   


맞춤형 양복을 만드는 사람이 브룩스 브라더스(Brooks Brothers)에서 매주 수천 벌씩 팔려나가는 양복들을 보며 끝없는 질투심을 느낄 수 있을까? 맞춤형 가구 제작자가 이케아(IKEA) 내부를 돌아다니면서 왜 나는 이렇게 많이 만들 수 없을까 한탄하는 모습이 상상이 되는가? 당연히 안 될 것이다. 작은 교회 목회자여, 하나님이 주신 엄청난 기회를 낭비하지 말라. 적은 수의 사람이라도 오랫동안 잘 섬겨라. 그들의 삶에 꼭 맞는 진리를 그들에게 들려주라. 그들의 깨어짐, 영광, 취해야 할 태도에 대해 설교하라. 당신이 만나고, 알고, 손을 잡을 수 있고, 사랑할 수 있는 사람들에게 설교하라. 맞춤형 설교를 하라.




출처: www.thegospelcoalition.org 

원제: Small-Town Pastor, Preach Bespoke Sermons.

번역: 이정훈

작은 교회 목회자여, 하나님이 주신 엄청난 기회를 낭비하지 말라. 적은 수의 사람이라도 오랫동안 잘 섬겨라. 그들의 삶에 꼭 맞는 진리를 그들에게 들려주라

Small-town pastor, don’t squander the enormous opportunity God has given you. Serve a few people well for a long time. Give them truth that fits their liv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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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 Stephen Witmer

스티븐 위트머는 Pepperell Christian Fellowship의 목사다. Gordon-Conwell Theological Seminary에서 신약학을 가르치며, 소규모 교회와 목회자들을 섬기는 단체인 Small Town Summits의 공동 설립자로 섬기고 있다. A Big Gospel in Small PlacesEternity Changes Everything의 저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