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리스도 안의 유아

영적 유아기를 벗고 교회를 세우는 성도로

저자명 김홍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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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by 김설(정담은교회 성도) /  출판사 성약 / 작성일 2022-05-27

본문

‘그리스도 안의 유아’, 다소 낯선 표현이기에 어떤 의미일지 곱씹게 되는 표현이다. 얼핏 보면 유아 세례 관련 서적인가 하는 생각도 들겠지만 이 책은 그리스도 안에 머무르고는 있지만 신앙의 유아기에 머무른 채 장성에 이르지 못 하는 그리스도인들의 모습과 이유들을 정확하게 지적해준다. 이 책은 그런 모습들을 마냥 안타깝게 생각하는 것에 그치지 않고 성경이 가르치는 대로 우리의 잘못을 고치면서 신앙의 유아기로부터 한 걸음 더 ‘성장’하는 열매를 맺게끔 인도한다. 


“영적으로 분변한다는 말은 성신을 의지해서 비로소 어떤 대상의 참된 의미들을 상세하게 파악하고 … 성신님이 내주하셔서 조명하시면 사람의 이성과 영혼의 기능으로 성신님께서 내신 거룩한 도리를 알아갈 수 있습니다.” 


이 책은 유아기 상태에 머물렀던 고린도 교회의 모습들을 통해 우리 자신의 모습을 비추어 보게 된다. 주께서 우리를 구원하신 이유와 더불어 구원 이후 곧바로 천국으로 데려가지 않으시고 이 땅에서의 삶을 살아가게 하신 하나님의 크신 뜻이 은혜임을 이야기한다. 그리고 이 땅에서 하나님의 사람으로 살아가도록 영혼의 기능에도 중대한 변화를 일으켜주셨고 성장하게끔 끊임없이 역사하셨음을 상기시키면서 유아기로부터 벗어나서 장성하도록 힘쓰는 것은 신자의 의무임을 강조한다. 새롭게 된 이성과 영혼의 기능으로 죄성을 끊임없이 거스르면서 하나님의 뜻을 올바르게 분별해야 함을 설명한다.


이 책은 특정 챕터를 정해서 교회에 대해 이야기 하지는 않는다. 하지만 이 책의 많은 부분들이 장성한 신자라면 개개인이 ‘교회’로서 생각하며 살아가는 것을 허투루 지나쳐서는 안 된다고 이야기한다. 주일이면 교회에 가서 말씀을 듣고 은혜를 받는 것만으로도 신자라는 이름으로는 살아갈 수 있다. 정해진 날 정해진 장소에 가는 것이 크게 어렵지는 않으니까 말이다. 하지만 그것으로 끝낼 수는 없다. 하나님은 신자들이 은혜를 받은 것에서 그치지 않고, 하나님의 나라 안에서 신자 개개인의 몫, 그리스도의 지체로서의 사명을 감당하며 살아가는 데까지 자라나길 원하시기 때문이다.


“의의 말씀을 듣기는 열심히 많이 듣지만 귀만 풍년이고 말씀을 경험하지 못한다는 것입니다. 말씀의 도리가 우리에게 경험이 되어 산 말씀으로 내 안에서 늘 용솟음치듯이 있어야 합니다.”


마태복음의 씨 뿌리는 비유가 문득 떠올랐다. 말씀의 씨앗이 내 안에 올바르게 심겨져서 하나님의 나라를 분명히 증거하고 보여주는 삶을 살아가고 있는가? 유아기를 벗어나서 충분히 장성한 신자로 살아가고 있는가? 진리의 분별이 끝이 아니다. 그 진리가 신자에게 깊이 뿌리를 박고, 좋은 나무로 장성해서 열매를 맺는 데까지 이르는 것이 장성한 신자의 참된 모습이요, 하나님의 말씀이 증거되는 모습인 것이다. 


성경에서는 그리스도와 신비한 일체를 이루고 사는 사람들, 그 일체가 구체적으로 표현된 상태가 바로 교회라고 말씀하신다. 신자 개개인이 유아기를 벗어나서 장성해야 할 이유가 바로 그리스도를 머리로 삼은 지체들의 모임인 ‘교회’이기 때문이다. 장성한 신자들이 모인 교회는 시대와 장소에 관계없이 하나님 나라를 구현해나가야 한다. 그런 교회를 소망한다면 모두가 각자의 자리에서 힘써야 할 이유다. 


“우리는 다같이 직접 제사장으로서 그리스도의 피를 가지고 유일의 중보자이신 그리스도를 통해서 담대히 은혜의 보좌 앞에 나가게 되어있습니다.”


철없던 시절에는 주일성수 한 번으로 나의 모든 의무를 다 했노라 생각하기도 했고, 세례 받았으니 이제 모든 것을 다 이루었고 끝까지 왔다는, 말도 안 되는 착각을 하기도 했다. ‘의인인 동시에 죄인’이라는 문구가 이 책을 읽고 난 뒤에 맴돌았다. 이 땅에 하나님께서 허락하신 시간은 오직 하나님의 사람으로 거룩하게 만들고자 하시는 하나님의 뜻으로 그분을 의지하면서 영적 유아기에서 벗어나 ‘교회’를 위한 성도로서의 삶을 사는 신자로 살아가기를 소망하게 된다. 


“그러므로 우리가 그리스도의 도의 초보 닦기를 그만두고 완전한 데로 나아갈지니라”(히 6: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