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록으로

목회

사모를 그만두고 싶을 때
by Glenna Marshall2024-03-14

작은 시골 교회 목회를 위해 다른 주로 떠날 때, 우리 부부를 파송한 목사는 우리가 앞으로 사역지에서 겪게 될 고통을 잘 이겨내게 해 달라고 기도했다. 당시 나는 그가 왜 그런 기도를 하는지 이해할 수 없었다. 도대체 그는 우리가 어떤 고통을 만날 거라고 생각했던 걸까? 아니, 목사 부부에게 교회보다 안전한 곳이 어디 있다고 그런 기도를 한 걸까?


그건 거의 20년 전의 일이다. 만일 내가 과거로 돌아갈 수 있다면, 그래서 과거의 내게 충고할 수 있다면, 목사에게 지역 교회보다 더 큰 슬픔을 가져다주는 곳은 없다고 말할 것이다. 그러나 동시에 사역 중에 겪는 모든 고통은 그만한 가치가 있다고도 덧붙일 것이다. 


아군이 쏠 때 가장 아프다


사역이 십 년차에 접어들었을 때, 우리 부부는 모든 것을 포기할 지경에 이르렀다. 목회는 힘들었고 삶의 다른 부분으로 도무지 풀 수 없는 정서적, 영적인 부담이었다. 누구를 믿어야 할지 확신이 서지 않았기에 교회에서 친구를 만드는 것도 쉽지 않았다. 교회에 충성하던 사람들이 떼를 지어 떠났다. 방법론에 대한 비판은 거의 언제나 인신공격으로 이어졌고, 남편에 대한 사람들의 안 좋은 이야기는 어김없이 내 귀에 들어왔다. 각종 댓글과 불만이 나를 겨냥한 것은 아니었을지 모르지만, 내가 느낀 고통은 잔혹했다. 


목회라는 게 얼마나 깊은 상처를 남길 수 있는지 알고 나는 놀랐다. 교회가 하나의 가족이다 보니 형제와 자매가 입히는 상처는 깊을 수밖에 없었다. 


교회가 혼란을 겪던 초기에 안식년 중인 한 선교사가 우리집에 머물렀고, 우리는 그에게 당시 겪던 어려움을 일부 나누었다. “아군이 쏘는 총이 가장 큰 상처를 줍니다.” 그가 말했다. 자신도 선교지에서 복음에 적대적인 사람들로부터 심한 박해를 받았지만, 그럼에도 교회 내에서나 다른 선교사가 일으키는 문제만큼 상처를 주는 것은 없었다고 고백했다. 


사람들이 복음으로 연합하고 예수님을 통해 하나님과 서로 화목하게 된 것처럼, 우리도 서로 사이좋게 지내야 하고 “형제 우애”(롬 12:10)로 서로를 사랑해야 한다. 믿는 사람들이 서로 싸우고 맞서면 하나님이 이루신 화해가 무너질 위험에 처한다. 가장 안전하고 가장 사랑을 느껴야 할 곳이 가장 무서운 곳으로 바뀔 수도 있다. 바로 그런 일이 내게 닥쳤다. 교회가 나에게 두려운 곳이 되었다. 그러나 나는 그리스도의 몸에서 떠날 수 없었다. 예수님께서 교회를 사랑하신다는 것을 알았기 때문이다. 무슨 방법을 찾아서라도 나도 예수님처럼 교회를 사랑해야만 했다. 


예수님은 교회를 사랑하신다


신약 전체에 걸쳐서 신랑으로 불리는 예수님은 마지막 날에 그분은 교회를 아버지 앞에 순수하고 흠 없는 신부로 올려드릴 것이다(엡 5:27). 교회가 예수님에게 얼마나 중요한지 알려주기 위해서 바울은 결혼을 비유로 사용했다. 그분은 교회를 새롭고 의롭게 만들기 위해 자신의 생명을 버리셨다. 예수님께서 교회를 위해서 자신을 바치셨다면, 우리도 그렇게 해야 한다. 


우리의 죄로 인해 교회에서도 서로간의 관계가 손상될 수 있지만, 교회는 믿음의 성화와 인내를 위해 하나님께서 우리에게 주신 중요한 수단 중 하나이다. 교회는 선택의 문제가 아니다 (히 10:25). 애초에 서로 관계 없던 우리를 그리스도의 피로 하나로 모으시고 각각에 은혜를 주시기 위해서 하나님이 준비한 사랑의 선물이 교회이다. 교회는 우리를 성화시키고, 가르치고, 훈련하고, 또 격려하는 은혜의 수단이다. 


바울은 “무질서하게 사는 사람을 훈계하고, 마음이 약한 사람을 격려하고, 힘이 없는 사람을 도와주고, 모든 사람에게 오래 참으십시오”(살전 5:14)라고 썼다. 그리스도의 몸은 방황하는 자들을 보호하고, 슬픔에 잠긴 자들을 위로하고, 가난한 자들을 공급하고, 모든 사람을 가르친다. 요한은 신자에게 서로에 대한 사랑으로 순종을 실천하라고 거듭 촉구하며 그런 사랑이야말로 그들을 세상과 구별한다고 여러 번 지적했다(요 13:35; 요일 4:20-21; 5:1).


사랑은 그리스도께서 우리를 위해 하신 것처럼 서로 용서하고 친절을 베푸는 것을 의미한다. 이는 상대방의 선의를 전제하고, 서로를 은혜로 인도하며, 어려움 겪는 사람을 참아주는 것을 의미한다. 교회를 사랑하려고 애쓰는 사람에게 순종이야말로 앞으로 나아가게 하는 힘이다. 


교회는 상처를 주지만 또한 치유한다


하나님의 은혜로 우리 교회는 10년의 혼란을 극복하고 치유의 과정에 들어갔다. 그 무렵 나는 처음으로 복음연합 여성 대회에 참석했다. 나는 ‘교회 상처’를 다루는 소그룹에 등록했고, 재키 힐 페리(Jackie Hill Perry)의 “하나님은 교회를 사용하여 교회의 상처를 치유하실 수 있습니다”라는 말에 눈물을 흘렸다. 


내게 그토록 깊은 상처를 준 바로 그 교회에서 치유가 가능할까? 나는 믿었다. 그리고 하나님께서 내게 사랑하라고 부르신 그 몸을 사랑하겠다는 새로운 열정을 갖고 교회로 돌아갔다. 교회 가족이 더 가까워지고 다시 서로를 신뢰하는 법을 배우면서 나는 오늘까지 변함없는 깊은 우정을 하나씩 시험적으로 만들어 갔다. 


우리 부부는 곧 우리 교회 모든 가족과 함께 19주년을 축하할 예정이다, 우리는 하나님께서 그분의 백성을 위해 선한 목적을 갖고 계시다는 것을 증언하는 산 증인이다. 그분은 사역 중에 고난을 받도록 우리를 부르실 수도 있고, 우리에게 신실한 인내를 가르치기 위한 교훈을 갖고 계실 수도 있다. 중요한 건 그 모은 게 다 그럴 만한 가치가 있다는 사실이다. 교회 가족을 사랑하는 기쁨은 슬픔보다 훨씬 크다. 우리가 항상 옳은 일을 할 수는 없지만, 때가 되면 우리를 아버지 앞에 순결하고 흠 없이 세우시겠다는 그리스도의 약속만은 언제라도 굳게 붙잡을 수 있다.



원제: When the Pastor’s Wife Wants to Quit

출처: www.thegospelcoalition.org

번역: 무제


  • 페이스북으로 보내기
  • 트위터로 보내기
  • 카카오톡으로 보내기
  • 공유하기
  • 공유하기

작가 Glenna Marshall

글레나 마샬은 목사의 아내이다. 지은 책으로는 The Promise Is His Presence, Everyday Faithfulness, Memorizing Scripture가 있다. 

Glenna Marshall 작가 최근 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