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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스도인의 삶

우영우는 어디에나 있다
by 이재훈2023-01-31

사회적 약자를 응원하고 또 그가 승리할 때 함께 기뻐하는 사회는 그 자체로 깊은 감동을 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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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라마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가 한국 사회에 실로 큰 파장을 일으켰다. 이 드라마는 자폐 스펙트럼 장애가 있는 변호사 우영우의 사회 탐험기이다. 우영우 변호사가 의뢰인의 풀릴 것 같지 않은 상황을 고민하다가 고래가 등장하는 환상을 보면서 시원하게 해결책을 찾아내는 장면이 아무래도 이 드라마의 백미이지 싶다. 시청자는 모두 한마음이 되어 우영우를 응원했고, 통쾌한 승리에 함께 기뻐했다.


사회적 약자를 응원하고 또 그가 승리할 때 함께 기뻐하는 사회는 그 자체로 깊은 감동을 준다. 이것은 매우 어렵지만 불가능한 일이 아니다. 우영우처럼 천재적인 지능이 있어야만 가능한 일도 아니다. 사회 전체가 사회적 약자에 대한 요구 수준을 낮추고 그들이 이루어 내는 작은 성취에도 함께 기뻐하면 우영우의 감동은 멈춤 없이 이어질 수 있다.

 

대한민국에는 장애인 촉진법이 엄연히 있다. 이 법에 따르면 사업장은 법으로 정한 인원의 장애인을 고용해야 할 의무가 있다. 그런데 대다수 사업자가 장애인을 고용하는 대신에 과태료를 내고 그 의무에서 벗어난다. 남들 얘기일까? 우리 교회 안에서도 그런 일이 있었다. 물론 그 사실을 파악한 즉시 시정하여 몇 명의 장애인이 정규직원으로 일하게 되었다. 처음에는 어려움이 많았다. 성도들의 요청사항을 제대로 해결해 주지 못해 항의도 받았다. 그러나 시간이 흐를수록 성도들이 이해해 주게 되었고, 고용된 장애인도 자신이 할 수 있는 일을 찾아가게 되었다.


교회에도 경영을 고려해야 하는 적지 않은 영역이 있다. 그런 데서는 비용을 낮추고 효율을 높이려는 경제성을 완전히 배제할 수는 없을 것이며, 많은 일을 잘 처리하는 직원을 고용하려 한다. 이런 관점에서 본다면, 장애인을 고용하는 것은 매우 비경제적이라 할 수 있을 것이다. 그러나 효율성과는 비교할 수 없는 가치가 있다. 


우영우가, 그 드라마가 보여 준 것이 바로 그 가치이다. 장애인이 비장애인과 동등하게 일하는 곳에서, 그렇게 함께하는 일터를 만들어 나가려고 애쓰는 곳에서, 우리는 경쟁이 가져다줄 수 없는 감동을 경험하게 된다. 그 감동에는 돈과 지식과 과학이 줄 수 없는, 세상을 살맛 나게 하는 힘이 있다. 


그러한 감동이 교회 공동체로부터 시작되어야 한다. 그래야 세상은 교회와 복음에 주목할 것이다.


이재훈, 방황의 시대, 방향이 되다(두란도) 중 “우영우는 어디에나 있다”를 간추렸습니다.

 

장애인이 비장애인과 동등하게 일하는 곳에서, 그렇게 함께하는 일터를 만들어 나가려고 애쓰는 곳에서, 우리는 경쟁이 가져다줄 수 없는 감동을 경험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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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 이재훈

온누리교회 담임목사와 TGC코리아 이사장으로 섬기고 있다. 명지대학교, 합동신학대학원(M.Div.), Trinity Evangelical Divinity School(Th.M.), Gordon-Conwell Theological Seminary(D. Min. Candidate)에서 공부하였다. ‘전능자의 그늘 아래 머물리라’(1, 2권) ‘선한 그리스도인을 찾습니다’ ‘영적 전쟁’ ‘나의 나라에서 하나님 나라로’ 등의 저서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