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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회

어떤 열정도 기도보다 앞설 수 없습니다

714 기도대성회를 경험하며

by 김형석2023-08-04

내년에 있을 로잔대회를 앞두고 한국 교회는 연합하여 함께 기도했습니다. 연합기도에 관한 기사는 신약성경에는 최초로 사도행전에 등장합니다. 120명의 무리가 한 다락방에 모여 오로지 기도에 힘썼다는 것을 전하면서 그 이야기가 시작됩니다. 그렇게 많은 숫자가 한 장소에 모여 마음을 같이 하여 기도했던 이유가 무엇일까요? 그리고 그들은 무엇을 위해 기도했을까요?


그것은 사도행전 1장 4-5절을 보면 그 기도는 예수님의 명령이었음을 알 수 있습니다. 예수님께서 제자들에게 아주 중요한 부탁을 남기시고 제자들이 보는 앞에서 승천하셨습니다.


사도와 함께 모이사 그들에게 분부하여 이르시되 예루살렘을 떠나지 말고 내게서 들은 바 아버지께서 약속하신 것을 기다리라. 요한은 물로 세례를 베풀었으나 너희는 몇 날이 못되어 성령으로 세례를 받으리라 하셨느니라.


“예루살렘을 떠나지 말고 아버지께서 약속하신 것을 기다리라!!”는 명령입니다. 아버지께서 약속하신 것은 그다음 절에 있는 것처럼, 성령 하나님이십니다. 성령의 강림을 기다리라는 것입니다. 


이 말씀이 있기 전에 제자들은 지금 몹시 격앙되어 있었습니다. 예수님이 부활하셨고, 그 부활하신 예수님께서 40일 동안 제자들을 만나 주셨으니 제자들은 이제 이 예수님의 부활을 증언하는 삶을 살기 위해 하루빨리 예루살렘을 떠나 고향으로 내려갈 기세입니다. 


예수님께서 십자가에 넘겨질 때는 다들 두려워서 예수님을 배반하고 예수님을 떠나고, 심지어 부인했던 그들입니다. 그런데 부활하신 예수님께서는 제자들을 찾아가서 그들을 원망하거나 책망하시지 않고, 오히려 그들에게 ‘내 양을 먹이라!!’는 사명을 믿고 맡겨 주신 것입니다. 


제자들은 또다시 스승이신 예수님께 실망을 안겨 드릴 수는 없었습니다. 그래서 그들은 죽음을 불사하고 예수님이 부활하신 소식을 전하기 위해 다짐을 했던 것입니다.


그런데 예수님은 그들을 멈추게 하십니다. 여기서 중요한 교훈이 있습니다.


인간의 열정과 열심이 성령과 기도보다 앞서지 않게 하신 것입니다. 이것은 정말 놀라운 교훈입니다. 초대교회의 첫 출범이자, 첫 선교사역이 시작되는 이 시점에 예수님은 제자들에게 너무나도 중요한 교훈을 주고 계신 것입니다. 


너희들이 아무리 대단한 각오가 되어 있고, 너희들이 아무리 열심히 일하고, 심지어 목숨까지 바쳐 이 일에 헌신할 준비가 되어 있다 하더라도, 그것으로는 절대로 세상을 이길 수 없다는 것입니다. 


왜냐하면 우리가 싸우는 이 싸움은 근본적으로 영적인 싸움이기 때문입니다. 영적 전쟁입니다. 표면을 봐서는 사람의 일처럼 보이지만, 내면을 들여다보면 공중 권세 잡은 자 마귀의 엄청난 공격이 있다는 것입니다. 


마귀는 지금 마가의 다락방 앞에 딱 진을 치고 있습니다. 그래서 마귀는 열정에 가득한 그들, 자신감에 가득 찬 그들을 이미 넘어뜨리고 꺾을 준비가 다 되어 있는 것입니다. 마귀는 인간의 열심을 조금도 두려워하지 않습니다. 경계조차 하지 않습니다. 왜냐하면 육으로 하는 것은 육의 열매를 거둘 뿐이기 때문입니다. “육으로 난 것은 육이요 영으로 난 것은 영이니”(요 3:6). 


그래서 예수님은 열정만 앞선 제자들을 멈춰 세운 것입니다. 제동을 건 것입니다. 너희들이 지금 이 모습 이대로 나갔다가는 무조건 질 수밖에 없다는 것입니다. 


그렇기에 우리는 무엇을 함에 있어서 기도의 배수진을 단단히 치고 시작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좋은 아이디어가 있고, 좋은 협력자가 있고, 좋은 환경이 열려 있다 하더라도, 덥석 시작해서는 안 됩니다. 


기도로 승기를 잡고 시작해야 하는 것입니다. 성령께서 길을 열어주시고, 모든 방해 세력을 결박시켜 주시도록 기도의 든든한 기초를 단단히 다진 후에 일을 시작해야 합니다. 


714 기도대성회의 열기는 정말 대단했습니다. 예상보다 더 많은 이들이 모여 같은 비전을 바라보며 기도했습니다. 이 기도회를 통해 로잔대회를 준비하는 우리 모든 한국 교회가 다시금 이 일이 육으로 하여 육의 열매를 거둘 것이 아니라 영으로 하여 영의 열매를 거두는 영적 대회가 될 것을 바라보게 되었습니다.


마치 초대교회의 시작이 그러했던 것처럼 이 대회가 인간적인 열정과 자신감이 아니라 성령의 다스림과 인도를 받으며 서서히 시동을 걸기 원하시는 하나님의 마음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714 대성회를 통해 기도의 배수진을 단단히 치고 이 일을 시작했으니 하나님께서는 그 모든 과정 가운데 마귀가 틈타지 못하게 하실 것입니다. 앞으로도 모든 준비과정에 기도가 앞서게 되어 성령의 열매가 나타나게 되는 로잔대회가 될 것을 기대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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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 김형석

지구촌교회(목동) 담임목사. 신학대학원대학교를 졸업하고, Liberty University(Th.M), Southwestern Baptist Theological Seminary(D.Min)에서 수학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