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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술과 문화

보수적인 그리스도인도 예술가로 성공할 수 있을까?
by Andrew Voigt2023-08-25

정통 교리와 전통 기독교 윤리를 옹호하는 신학적으로 보수적인 그리스인이 과연 기독교 신앙을 점점 더 적대시하는 예술 분야에 발을 들일 수 있을까? 


지난 이천 년 동안 그리스도인은 후원자 또는 예술인으로서 예술 분야에서 중요한 역할을 해왔다. 이런 상황은 지난 세기 정도에 들어서 바뀌기 시작했다. 음악, 문학, 미술, 미디어 분야에서 가장 높은 수준을 구현하는 성공한 그리스도인을 만나는 건 이제 당연한 게 아니라 큰 놀라움이 되었다. 그리스도인이 과감하게 예술 분야에 투자하기에는 예술이 너무나도 세속적이고 정통 신앙에 적대적이라고 주장하는 사람들도 있을 것이다. 그러나 한번 생각해보자. 인간의 마음과 생각을 형성하는 잠재력을 지닌 가장 강력한 영역이 바로 예술이다. 그런데도 우리가 이 분야를 마냥 무시하는 게 맞을까? 


놀랍게도 예술 분야에 관한 한 교회의 입장은 무관심 내지 완전한 포기이다. 세상 속에 그리스도의 영광을 불어넣는 예술을 창조하는 대신에, 그리스도인들은 그 영역에서 멀어졌고, 그럴수록 예술은 점점 더 세속화되었다. 


우리 주변에 널린 예술의 풍경에서 그리스도를 거의 볼 수 없는 건 이제 놀랍지 않다. 예술과 아름다움처럼 강력한 대상은 초월적인 진리와 분리될 때 도덕적으로 잘못된 방향으로 갈 수밖에 없다. 이에 대응하여, 그리스도인은 예술계에 만연한 도덕적 타락을 비난하고 항의하면서 더 멀리 후퇴할 수 있다. 아니면 아예 다시 그 무대에 뛰어들어 변명이 필요하지 않은 진리 선포와 떼려야 뗄 수 없는 예술의 아름다움을 다시 회복하겠다고 다짐할 수도 있다.


그러나 이건 말처럼 쉽지 않다. 


왜 많은 그리스도인 예술가가 신앙 해체를 겪는가


지난 수십 년 동안 CCM 장르를 접해본 사람이라면 케빈 맥스(DC 토크), 데릭 웹(캐드먼스 콜), 조너선 스타인가드(호크 넬슨)의 신앙 해체 이야기를 알고 있을 것이다. 굳이 언급하자면, 내게 맥스의 해체는 특히 고통스럽다. 왜냐하면 그는 한때 인터뷰를 즐겼던 내가 지금도 가장 좋아하는 보컬리스트의 한 명이기 때문이다. 그는 창의성과 상상력, 흔히 기독교 예술에 결핍되었다는 이 두 가지를 구현한 그리스도인 예술가의 좋은 모범이었다. 


그리스도인 예술가들 사이에서 해체주의가 그토록 흔한 이유는 무엇일까? 예술적으로 뛰어난 많은 그리스도인일수록 경력 초기에 아무리 신앙이 신실해 보일지라도 현대 예술과 엔터테인먼트라는 고도로 세속적인 영역에 오래 머물수록 점차 믿음을 잃을 수밖에 없다는 현실은 거의 불가피한 게 아닐까 싶다. 


특히 음악 산업에서는 여행과 투어가 중요하다. 믿지 않는 사람들과 함께 다니면서 많은 시간을 보내는 그들이 주변 사람 대부분에 반하는 신앙을 유지하기는 쉽지 않다.


또 다른 도전은 CCM이 고도로 수익을 창출하는 산업이 되었다는 점이다. 정통 신앙을 제대로 표현하는 진짜 기독교 노래보다는 신학적으로 모호하고, 공격적이지 않으며, 영감을 주는 노래일수록 많은 돈이 들어올 가능성이 더 크다. 


따라서 CCM에는 정말로 잘 봐줘서 “기독교적 음악”이지 문화나 시장의 압력이 조금만 가해지면 당장이라도 무너질 취약한 신앙을 가진 예술가로 넘칠 가능성이 매우 높다. 


왜 기독교 예술가는 각종 논쟁에 침묵으로 일관할까? 


기독교 예술가라고 공언하는 인기 있는 예술가들의 또 다른 경향은 낙태나 LGBT+ 문제와 같은 논란이 되는 문제에 관해서 회피한다는 것이다. 비록 신앙 해체까지 가지는 않았을지 몰라도, 이들은 일부 청중이 외면할지도 모른다는 두려움에 철저하게 안전한 신앙만을 추구한다. 


그들의 두려움 중에는 근거를 가진 것도 있다. 기독교 신앙의 점점 더 많은 부분이 오늘날 세속 문화에서 옹호될 수 없다. 따라서 이러한 신앙과 공공연하게 연관되는 것은 온라인 분노, 팬들의 반발, 취소 가능성까지 불러일으킨다. 


(비신자까지 포함해서) 대중의 지지를 받는 그리스도인 예술가가 도덕성과 윤리에 대한 모든 견해를 공유해야만 할까? 아니다. 하지만 공인이라는 위치를 단지 부담(“내가 행여라도 틀린 소리를 하면 어쩌지?”)으로만 여기는 대신에 은혜롭게 진실을 말함으로 어두운 세상에 빛이 될 수 있는 기회로 받아들여야 한다. 예술 분야의 그리스도인의 가장 큰 동기가 청중을 잃을 지도 모른다는 두려움이 되어서는 안 된다. 그 어떤 적대적인 환경에서도 그들의 신실함을 높이실 거라는, 하나님을 향한 믿음이 동기가 되어야 한다. 


신앙을 포기하지 않은 건 말할 것도 없고, 기독교의 정통 견해를 타협하거나 숨기라는 압력에도 불구하고 꿋꿋하게 신앙을 지킨 그리스도인 예술가의 좋은 사례가 바로 존 쿠퍼이다. 그 과정에서 그는 적지 않은 피해를 입었다. 스킬렛(Skillet)은 몇몇 멤버들의 굴복하지 않는 입장으로 인해 의심할 여지 없이 양극화 밴드가 되었음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대규모 군중 앞에서 연주하고 주류 공연과 함께 투어를 진행 중이다. 그들은 침묵하지 않았다. 신실하게 기독교 신앙을 지키기에 미움받을 거라는 사실을 당연하게 받아들였다.


필요한 것: 변명하지 않는 더 많은 그리스도인 예술가 


모든 가수가 스킬렛만큼 큰 관객층을 확보하는 건 아니다. 쿠퍼는 수십 년 동안 이 일을 해왔다. 쿠퍼와 같이 충실한 제자를 키우는 건 결코 쉽지 않고, 그리스도인이라면 결코 명성이나 인기에 연연해서는 안 된다. 쿠퍼처럼 한다는 건 결코 쉽지 않다. 그러함에도 그리스도인 예술가가 두려움과 흔들림 없이 자신의 신앙을 좀 더 담대하게 말한다면, 그들이 추구하는 창작 활동에 대한 지지가 더 늘어날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한다. 


사회의 다른 영역에는 명백한 보수 기업 그리고 미디어 기업을 위한 큰 시장이 존재한다. 신학적으로 보수적인 그리스도들은 같은 생각을 가진 조직과 사역, 예술가들의 지원을 갈망한다. 그들은 또한 “C” 레이블(Christian)을 부끄러워하거나 그로부터 거리를 두려는 그리스도인 예술가보다는, 신앙이 아름다울 뿐 아니라 이 세상에도 좋은 것이라며 당당하게 믿음을 드러내는 그리스도인 예술가를 지원하고 싶어 한다. 


단순히 낙태에 반대하는 목소리를 내는 데 그치지 않고 창의적인 노력으로 생명의 기적과 기쁨, 생명의 신성함을 아름답게 찬양하는 그리스도인 예술가들을 상상해보자. 이혼과 불신앙으로 인해 분열되지 않은, 온전하고 건강한 가족의 아름다움을 탐구하는 그리스도인 예술가를 상상해보자. LGBT+의 자존심에 맞서 단순히 전통적인 기독교 성 윤리를 옹호하는 데에 그치지 않고, 그리스도 중심의 결혼이라는 유대 안에서 거룩한 성의 아름다움을 강조하는 기독교 예술은 과연 어떤 모습일까?


멀리 보기


그리스도인은 멀리 보아야 한다. 예술의 포기는 하루아침에 되돌릴 수 없다. 기독교가 다시 한번 예술의 중추적인 역할을 하려면 수 세기가 걸릴 수도 있다. 그러함에도 기독교가 예술 분야에서 한 번 더 영향력 있는 위치를 되찾기 위해서 신앙 예술가가 취할 몇 가지 조치가 있다. 


1. 좋은 예술을 더 가치 있게 만들자.


현대 기독교 예술은 대부분이 기껏해야 평균 수준이다. 그중에서도 대부분이 수준 이하이다. 그리스도인들은 종종 세속적인 상대를 복음화하겠다는 욕심으로 세속 예술을 모방하려 애를 쓴다. 그 결과 우리가 전달하려는 “메시지”와는 별개로 아름다운 예술이 가진 힘의 가치, 그 자체를 간과하는 경향이 있다. 그리스도인들은 예술이라는 언어 자체에 더 능숙해야 한다. 우리는 세속적인 예술가들의 작품을 복제하기보다는 관객이 잠시 멈춰서 생각하고 영원을 엿볼 수 있도록 하는, 독창적이고 창의적인 작품을 만들어야 한다. 


2. 인기와 성공이 아니라 신실함을 목표로 하자. 


뛰어나기 위해서 시간을 투자하라. 하룻밤 사이에 성공하지 못하더라도 부지런히 인내하라. 좋은 예술을 창조하는 데 충실하고, 교회에 뿌리를 내리는 데 충실하며, 모든 부분에서 그리스도께 충실하라. 플랫폼의 크고 작고와 관계없이 성공은 그 자체로 이뤄질 것이다. 세상의 성공이 아니라 신실함이 그리스도를 따르는 자의 핵심이다. 


3. 도구를 맘껏 활용하라. 


기독교 예술가들에게 좋은 소식은 그들이 상상하는 작품을 관객의 손에 전달하기 위해 더 이상 음반사, 에이전트, 미술 큐레이터 및 기타 문지기에게 의존하지 않아도 된다는 것이다. 소셜 미디어, 스트리밍 플랫폼 및 기타 다양한 도구로 인해 진입 장벽이 낮아졌다.


당신은 화가인가? 아니면 스케치 아티스트인가? 업무용 인스타그램을 만들어보라. 혹시 작곡가인가? 집에서 노래를 녹음하고 스트리밍 플랫폼에 바로 출시하라. 당장 일을 시작하라. 그리고 당연히 받아야 한다고 여기는 세상의 관심이 오지 않는다고 낙심하지 마라. 사람의 박수를 받기 위해서가 아니라 하나님의 영광을 위해서 최선을 다하라. 최고가 될 때까지 당신 자신을 채찍질하라.



원제: Can Theologically Conservative Christians Flourish in the Arts?

출처: www.thegospelcoalition.org

번역: 무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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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 Andrew Voigt

앤드루 보이그트는 작가, 저널리스트, 전직 배우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