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찬, 배부름과 기쁨의 식사

성경 그대로의 성찬을 위하여

저자명 이성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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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by 서은성 아프리카 니제르 선교사(한국SIM국제선교회) /  출판사 좋은씨앗 / 작성일 2024-02-24

본문

우리집에 밥 먹으러 오세요


10여년 전에 우리가 니제르에 처음 왔을 때 우리 선교단체에서 대학생 전도를 위해 마련한 학생센터에서 우리는 한 모슬렘 청년을 만났었다. 우린 그와 친구가 되길 원했지만 당시 언어도 서툰 상황에서 그와 함께 시간을 보내려면 무엇을 해야 할 지 몰랐다. 그때 나는 한국에서 우리가 늘 하던 말을 쑥 내뱉었다. "우리집에 밥 먹으러 오세요 ‘’ 그리고 그것은 그 이후로 어느 누구에게도 항상 마음을 열게 하는 소통의 장으로 쓰임을 받았다. 지금도 우리 집에는 적지 않은 모슬렘 친구들이 식사 교제를 하기 위해 온다. 우리는 그들의 방식대로 한 쟁반에 정성껏 마련한 음식을 차려놓고 함께 둘러앉아 이마를 맞대며 먹고 교제하는데 그들에게도 우리에게도 가장 행복한 시간 중 하나이다. 섬김과 교제와 그리스도의 사랑을 전하는 일이 동시에 펼쳐진다는 것은 얼마나 감사한 일인가 ! 


성찬의 본질은 식사이다


이 책은 성경에서 펼쳐진 많은 이야기들이 식사와 관련이 되어 있고 그 식사를 통해 우리가 얼마나 하나님의 은혜를 의존하며 하나님의 백성들 안에서 친밀한 공동체적인 삶을 살아가는 지 말하고 있다. 마치 이 모든 것의 시작은 식사였다라고 말하고 있는 듯하다. 식사는 그리스도인들에게 그렇게 복된 체험인 것이다. 성찬의 본질은 이 체험을 바탕으로 하고 있다. 주님께서는 성찬을 제정하시어 자기 백성에게 양식을 먹는 경험을 통하여 그리스도 자체를 누리며 공동체의 하나됨을 통하여 이 세상에서 가장 친밀한 교제를 누리게 하신 것이다. 


저자는 성찬이 본질을 식사로 본다면 지금 우리 교회들이 하고 있는 성찬식의 분위기는 달라져야 한다고 말하고 있다. 이 부분을 읽는 동안 나는 사실 흥분을 했다. 아 그렇구나 성찬은 지금 우리가 하고 있는 것처럼 흐느껴 우는 것이 아니고, 십자가의 고통을 묵상하기만 하는 것이 아니고, 하늘에서 내리는 양식을 받아먹는 신령하고 즐거우며 진정으로 감사를 만끽하는 시간이 되어야 하는구나 하고 마음으로 소리를 쳤다. 


그리스도의 참된 몸과 어떻게 교제하는가? 


이 신학적 설명이 이어지는 동안 나는 사실 큰 충격을 받았다. 이 부분이 이 책의 정수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라고 생각한다. 나는 이전에 이미 성찬에 대한 해석으로 화체설, 공재설, 상징설을 다 배웠고 대부분의 한국 교회가 따르고 있는 상징설에 비하여 영적 임재설이 주는 의미에서 많은 만족을 누렸었다. 하지만 ‘영적’ 이라는 의미 그리고 ‘임재’에 대한 의미를 이 책에서만큼 선명히 그리고 큰 감동으로 이해를 해 본적은 없는 거 같다. 대부분의 사람들이 나와 같이 영적 임재라는 말을 우리가 오직 그리스도의 영과 교제하는 것으로 이해했을 것이 분명하다. 그런데 아니었다. 성찬에서 우리는 그리스도의 참된 몸과도 교제한다는 저자의 설명은 나로 하여금 성찬의 신비와 그리스도의 몸을 먹는 것에 대한 참된 의미를 진정으로 깨닫는 자리에 나아가게 했다. 


“성찬에서 그리스도의 몸은 성령의 사역을 통하여 실재로 임합니다. 다만 육체적으로 임하지 않을 뿐입니다. 칼뱅의 ‘영적’ 임재설을 보다 정확하게 표현하자면 ‘성령적/실재적’ 임재설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64P) 이 부분을 읽을 때 멈춰서 여러 번 이 구절을 되뇌었다. 우리의 이성으로 이해할 수 없는 일이 성찬에서는 일어나고 있는 것이다. 성찬은 도대체 얼마나 중요한 일인가! 얼마나 영광스러운가! 얼마나 신비한가! 말이다. 


하늘로 들려 그리스도의 임재 속으로

  

요즘 내가 살아가는 땅, 니제르에서 내가 학생들에게 가르치고 있는 내용중 하나가 요한복음 6장의 예수님 자신이 생명의 떡이라고 말씀하신 부분이었다. 우리가 육신으로도 떡(양식)을 먹지 않으면 살 수 없는 것처럼 그렇게 우리는 예수님을 먹어야 생명을 얻고 살 수 있는 것입니다. 이것을 예수님은 가르쳐 주시기 위해 예수님 자신이 떡이라는 비유를 사용하신 것입니다 라고 가르쳤었다. 여전히 풍성한 내용이긴 하지만 이것이 진정 요한복음 6장에서 예수님이 ‘’ 인자의 살을 먹지 아니하고 인자의 피를 마시지 아니하면 너희 속에 생명이 없느니라’’라고 말씀하심의 참된 의미일까 ? 왜 무엇이 빠져있는 듯 하는가 ? 라고 생각하곤 했었다. 이것은 저자의 말처럼 단순히 비유나 상징으로 처리할 문제가 아니었던 것이다. 그리스도의 몸과 성령의 사역은 아주 밀접한 관계에 있고 우리가 성찬을 통하여 이것을 경험함으로 우리는 그리스도의 몸에 속한 본질을 받아 먹고 생명을 전달받는 것이었다. 


성찬을 바로 이해하지 않고는 기독교의 핵심적 가르침을 이해하기 어려울 것이다. 성찬에서 그리스도의 참된 몸을 먹는 것의 의미를 바르게 누려가는 우리 교회들이 되기를 간절히 소망해 본다. 마치 예수님의 장례식에 참여를 하듯 슬픈 마음을 외식적으로 드러내야 하는 지금의 성찬이 아니라 주님이 베푸신 식사를 기쁨으로 나누는 시간이 되기를 간절히 바라게 되었다. 성찬 때마다 우리의 마음을 들어 그리스도를 바라보고 땅에 있는 우리가 하늘로 들려 그리스도의 임재 속으로 들어가게 되는 성찬이야 말로 삼위 하나님이 우리에게 베푸신 기쁘고 즐거운 잔치의 자리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