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회 사랑 설명서

교회는 세상을 향한 하나님의 계획의 심장부

저자명 Tony Merid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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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by 고상섭 목사(그 사랑교회) /  출판사 생명의말씀사 / 작성일 2024-03-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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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 Christ-Centered Expositor 편집자인 토니 메리다 목사의  <교회 사랑 설명서>가 번역되었다. 교회에 관한 깊은 조직신학적 깊이를 쉽고 명쾌하게 풀어쓴 책이다. 깊이와 넓이를 동시에 잡은 균형이 돋보인다.  


토니 메리다는 다정하고 지혜로운 목회자라는 별명이 있는데, 책에서도 다정하면서도 지혜로운 수많은 인사이트가 흘러넘친다. 원제는  ‘Love Your church’ 로 ‘당신의 교회를 사랑하라’는 명확한 문장으로 교회에 실망한 사람들, 또는 교회를 다니지만 교회에 대해 명확하게 이해하지 못하는 사람들에게 교회를 사랑하는 것이 단순한 선호의 문제가 아니라 신앙생활에 필수적인 일임을 알려준다.  


“교회란 무엇인가? 교회가 왜 중요한가? 우리는 교회에서 무슨 역할을 해야 하는가?”라는 좀 무거운 주제들을 평신도들에게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쉽고 선명하게 제시하고 있고 교회의 요소를 8가지로 정리해서 설명한다.  1) 소속, 2) 환대, 3) 모임, 4) 돌봄, 5) 섬김, 6) 존경, 7) 전도, 8) 파송이라는 8가지 키워드를 통해 교회로서 누리는 특권과 아울러 책임을 말한다. 


이 책을 처음 읽을 때는 아무런 마음이 없었을지라도 책을 다 읽고 나면 저자의 말대로 교회를 사랑하게 되고 교회 공동체의 중요성에 대해 더 깊이 느끼게 될 것이다.  읽으면서 마음 깊이 와닿았던 몇 가지가 있다.  


첫째, 교회는 그리스도의 신부이다. 

어떤 이들은 “나는 예수님을 사랑하지만 교회를 사랑하지 않아”라고 말하곤 한다. 그 이유는 교회는 예수님과 동떨어진 하나의 건물 또는 별로 마음에 들어 하지 않는 사람들의 모임 정도로 생각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교회는 그리스도가 목숨을 버리시면서 까지 소중히 여기는 ‘그리스도의 신부’이다. 예수님을 사랑하지만 교회를 사랑하지 않는다는 말은 마치 배우자에게 “나는 당신을 사랑하고 당신과 함께 시간을 보내고 싶지만 당신의 가족에게 쓸 시간은 없소”라고 하는 것과 같다.  


성경은 천사들도 교회를 통해서 듣는 복음을 사모한다고 말한다. 이 말은 우리가 교회의 일원이라면 영적 통치자들과 권세들을 향해 선포된 우주적 설교의 일부가 된다는 말이다. 교회는 하나님의 각종 지혜를 세상에 알리는 복의 통로이다.  교회는 단순한 건물 또는 사람들의 모임 정도로 끝나지 않고 살아있는 유기체임이며, 그리스도의 신부임이기에 그리스도와 뗄 수 없는 가장 소중한 존재이다.  


둘째, 타락한 세상 속에서 교회는 넘어야할 장애물들이 있다.  

본회퍼는 이상적인 공동체를 추구하는 사람은  자신으로  인해 공동체가 힘들어 진다고 말했다.  우리는 타락한 세상 속에서 하나님의 나라를 세우는 것이지 천국에서 사는 것이 아니다. 하나님 나라가 이미 임했지만 아직 완성되지 않은, ‘이미’와 ‘아직’의 중간 시대를 살아가고 있는 교회의 현실성에 대한 인식이 필요하고, 이 땅의 교회는 넘어야 하는 장애물이 늘 존재한다. 그래서 지상의 교회는 살면서 장애물을 넘는 힘이 필요하다. 그 장애물을 저자는  교회를 가로막고 있는 감각주의, 신비주의, 이상주의, 그리고 오늘날 가장 크게 대두되는 개인주의로 명명하며, 그것을  넘어서는 힘이 필요하고 그 장애물을 넘어서 은혜의 공동체로 살아갈 것을 도전한다.  


셋째,  서로 모일 때만 성장할 수 있다  

저자는 온라인 예배가 확산된 세상 속에서도 서로 얼굴과 얼굴을 맞대는 모임을 통해서만 신자가 성장할 수 있다고 강력하게 도전한다. “매주 모임에 나오는데도 신앙이 자라지 않는 그리스도인을 만날 때가 있지만, 모임에 나오지 않으면서도 신앙이 자라는 그리스도인은 만난 적이 없다.”(p71)  또 예배와 함께 드려지는 성찬에 대해서도 그리스도의 몸의 일원임을 다시 한 번 확인하는 시간이기에 온라인으로는 경험할 수 없는 공동체의 힘을 경험하게 된다. 진정한 공동체는 떨어져 있는 개인이 아니라, 함께 모여서 자신을 위해, 교회를 위해, 이 땅을 위해 그리고 세계를 위해 기도하는 모이기를 폐하지 않는 공동체이다.  


신약성경에는 ‘서로’라는 말이 50번 이상 등장한다. 결국 사람은 공동체 안에서 상호작용을 통해 공동체 안에 하나님의 통치가 임하도록 창조된 존재이다.  기독교의 사랑은 추상적 개념이 아니다 바로 옆에 있는 사람에게 실천해야 하는 현장이다.   


넷째, 신앙의 침체는 섬기지 않기 때문이다.  

설교를 듣고, 교리를 배우고, 성경을 공부하는 지적인 추구만을 좋아하는 사람들이 있다. 그런 사람들은 대개 영적 비만에 걸려서 영적 동맥경화를 앓게 된다. 그런 지식은 대개 공동체를 향한 불평과 비판으로 끝나게 된다. 영적인 은혜가 충만하려면 운동이 필요하다. 공동체 안에서 운동은 섬김이다. 누군가를 섬길 때 우리는 진정한 그리스도의 종의 모습을 닮아가게 된다.  우리는 교회의 관중이 아니라 섬기는 종으로 부름을 받았다. 영적비만은 섬김이라는 운동을 통해서만 해소된다.  


관중석에서 응원하는 응원단이 아니라 직접 골을 넣도록 달리는 선수로 부름받았다. 저자는 사람들이 섬기지 않는 이유에 대해 하나님의 자비, 성령의 은사,  예수님의 재림 이라는 세 가지 주제를 통해 섬김에 대한 동기를 부여한다.  단순히 은사대로 섬기는 것이 아닌 먼저 은혜가 순종으로 이어지는 은혜의 동기가 있어야하고, 그 은혜를 다양한 은사대로 섬기며, 그리스도의 재림의 날이 있음을 기억하는 것이, 오늘 내 삶, 우리의 인생을 어디에 사용하게 될지에 대한 우선순위를 정하는 지름길이다.  


다섯째, 목회자를 존경하고 따르라.  

권위가 무너진 세상에서 목회자를 따르라는 말은 마치 교권주의처럼 들릴 수가 있을 것이다.  카리스마를 가진 목회자들의 무분별한 권위적 행태 때문인지 오늘날은 반교권주의가 더 강해진 것 같다. 지도자들은 완벽하지 않다. 그들도 교정이 필요한 연약한 존재들이다. 그러나 목회자를 존경하고, 사랑하고, 목회자의 즐거움이 되는 것은 건강한 공동체에서 너무 중요한 일이다.  목회자를 존경하지 않으면서 공동체 안에서 영적성장을 기대할 수는 없다. 만약 지금 목회자와 관계가 좋지 않다면 회복을 위해 함께 기도해야 한다.  


여섯째, 공동체를 통해 전도하기  

전도와 파송은 함께 간다.  전도를 하기 위해 우선적으로 필요한 것은 단순히 복음을 전하는 것이 아니라 자신과 자신의 교회에 대한 행복과 자부심이다. 내가 교회에 다니는 것이 너무 좋으면 다른 사람들을 데리고 올 수밖에 없다. 결국 건강한 공동체가 전도의 동기가 되고, 건강한 공동체는 자신들이 세상 속에 파송된 선교사임을 알고 소명자의 삶을 살아가게 된다.


오늘날 전도는 관계전도이다. 지하철에서 복음을 외치는 것은 효율성이 떨어지는 세상이 되었다.  복음 안에서 내가 만족할 때 우리의 행복은 관계망을 통해 다른 사람들에게 전달될 것이고, 행복한 공동체는 더 많은 사람들을 수용하게 될 것이다. 결국 전도에 있어서 중요한 것은 건강한 공동체이다.  


개인 전도도 필요하지만 건강한 공동체는 그리스도의 신부이기 때문에 또 다른 교회를 낳을 수밖에 없다. 공동체는 또 다른 공동체인 교회를 낳고, 건강한 공동체는 지속적으로 사람들이 초대되어 올 것이다.  전도의 사명을 개인에게만 강요하는 것이 아니라, 복음의 기쁨이 있는 공동체로 세워져갈 때 자연스럽게 사람들은 교회로 다가오게 될 것이다. 저자는 8가지 특성들을 통해 교회의 교회됨을 그리고 교회를 사랑해야 함을 강조한다.  프란시스 쉐퍼는 이렇게 말했다. “교회가 교회답다면, 젊은이들은 교회에 올 것이다. 그냥 교회에 오는 것이 아니라, 나팔을 불고 심벌즈를 울리면서, 머리에 꽃을 꽂고 춤을 추면서 교회에 올 것이다.” 결국 전도의 핵심은 건강한 공동체이다.  


<교회 사랑 설명서>에 나오는 8가지 특성은 자신의 교회의 건강성을 체크하는 체크리스트로도 손색이 없고, 교회를 위해 기도하는 8가지 기도제목으로 삼아도 좋을 것 같다. 또 책 뒷편에 있는 ‘실천사항’과 ‘토론문제’는 교회 안에서 소그룹으로 활용하기에도 좋게 구성되어 있다. 성도들이 이 책을 읽고 함께 토론하고 기도한다면 교회에 대한 더 깊은 사랑과 헌신으로 하나되는 계기가 될 수 있을 것이다.  이 책을 읽기 전과 읽은 후는 교회에 대한 마음가짐이 달라질 것이다. 교회는 건물이 아니라 그리스도의 몸이다. 마치 친구로 지내다가 연인으로 발전하는 사람들처럼, 교회에 대해 새로운 마음이 생기게 되는 책이다. 추천사를 쓴 제니 프라이스의 말처럼 이 책은 추상적인 사랑이 아니라 교회에 대한 실천적이고 구체적인 알려주므로, 교회를 향한 사랑을 통해 결국 세상을 변화시키는 동력이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