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록으로

목양토크

부부 싸움을 하는 나도 복음을 전할 자격이 있을까요?

궁금증을 해결하는 5분대기

페이지 정보

작성자 by 전재훈 /  교회이름 발안예향교회 /  작성일 2023-03-22

본문

우리는 복음적인 사람이 무엇인지에 대한 정의가 분명하지 않아요. 우리가 흔히 생각할 때 복음적인 사람 그러면 온유하고 겸손한 사람을 복음적인 사람이라고 생각할 가능성이 큽니다. 물론 복음적인 사람이라 할 때 온유와 겸손이 있지만 사람이 일평생 화 한 번도 안 내고 온유하고 겸손하게만 살 수는 없어요. 그것을 우리는 바울의 고백을 통해서 듣죠. ‘오호라 나는 곤고한 사람이로다.’ 바울이 나중에는 그랬죠. ‘죄인 중의 괴수로다.’ 이게 복음이 없어서, 복음적이지 못해서 그런 것이 아니라 인간의 원래 모습이 그렇습니다. 죄인이잖아요. 그래서 우리는 사랑받는 죄인이라는 개념을 통해서 복음을 이해하는 사람들이거든요. 우리가 온유하고 겸손한 사람이 되어야 돼! 라고 하는 얘기는 복음이 아닙니다. 그거는 권면이잖아요. 


그래서 복음의 내용은 예수님께서 온유와 겸손한 삶을 사셨기 때문에 우리도 그렇게 살 수 있다고 선포하는 것이지요. 혹은 온유와 겸손한 삶을 만들어 주시겠다는 것이고요. 단순한 예로 우리는 복음의 결과와 복음 자체를 혼동하는 경향이 좀 있습니다. 복음적인 사람이라고 얘기할 땐 복음이 필요한 사람이라는 뜻을 가질 때가 더 많습니다. 복음은요, 예수님께서 우리를 위한 행하신 어떤 일로 말미암아 우리가 하나님께 의롭다 여기심을 받은 사건이거든요. 그렇기 때문에 우리는 우리의 행동을 통해서, 혹은 착한 일을 통해서, 온유와 겸손을 통해서 의롭다 인정받는 게 아닙니다. 오히려 그럴 때일수록 복음이 필요해요. 그래서 우리는 매 순간 하나님께서 우리를 의롭다 하셨던 칭의의 사건을 기억하는 것이 복음입니다. 


그래서 성화는 날마다 내 삶의 칭의를 적용하는 것, 즉 칭의가 겹겹이 쌓인 것이 성화이거든요. 그러니 내가 무엇인가를 잘못했을 때도 반드시 복음이 필요하고 또 나아가 내가 무엇인가를 잘해서 괜히 우쭐해질 때도 복음은 필요한 것입니다. 뿐만 아니라 이런 상황일수록 더욱 복음이 필요합니다. 우리가 용서를 하거나 혹은 용서를 구해야 할 때, 이 용기를 어디서 얻을 수 있겠어요. 그건 바로 우리가 십자가에 죽어야 할 만큼 큰 죄인이었음에도 불구하고, 우리를 대신해서 십자가를 지신 주님을 바라볼 때 내가 죄인임을 깨달으면 다른 사람을 용서하기가 훨씬 더 쉬워지고요. 내가 복음적인 사람이 되려고 했다가 실패한 것이 하나님께 죄책감으로 다가온다면 내가 누군가에게 용서를 구하는 일도 좀 더 쉬워집니다. 그러니 부부싸움을 한 지금 이 순간이야말로 목사님한테 복음이 필요한 순간이죠. 

스피커 전재훈

전재훈 목사는 서울장신대와 장로회신학대학원을 졸업했으며, 현재 발안예향교회 담임목사로 섬기고 있다.  지은 책으로 오히려 위로와 팀 켈러를 읽는 중입니다(공저)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