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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스도인의 삶

이 시대에도 부흥이 필요하다
by 고상섭2023-04-26

팀 켈러는 사사기 설교에서 이 시대에도 항상 부흥이 필요하다고 말하면서 “하나님에 대한 진리가 한때는 생생하게 살아있었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희미해지기 때문”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그는 부흥을 사모하라고 촉구한다. “우리 마음은 매우 추운 날 양동이에 담긴 물과 같다. 얼음이 생길 때 꾸준히 저어 주지 않으면 꽁꽁 얼어붙을 것이다.”[1] 


부흥의 정의 


우리가 부흥을 위해 기도해야 하지만, 기도에 앞서 ‘부흥’을 바르게 이해해야 한다. 부흥을 어떻게 정의하느냐에 따라 부흥을 사모하는 방식 또한 달라지기 때문이다. 애즈베리 대학의 부흥처럼 특별한 하나님의 임재가 특별한 장소에서 역사하는 것을 부흥이라고 생각하는 사람들도 있을 것이다. 그러나 부흥은 특별한 집회에서 특별히 주시는 인생에 몇 번 있을까 말까 한 기적이 아니라 일상에서 이루어져야 하는 것으로 정의되기도 한다. 


팀 켈러는 센터처치에서 부흥을 일반적인 정의 두 가지에 자신의 견해를 포함하여 세 가지로 설명한다. 첫째, 부흥은 하나님의 특별한 일하심의 결과이다. 기적과 치유, 계시가 선포되는 것을 부흥이라 정의한다. 둘째, 설교, 집회, 전도 활동이 활발하게 일어나는 기간으로 보기도 한다. 그러나 팀 켈러는 이와는 다른 “복음 부흥”을 말한다. 복음 부흥이란 일반적인 은혜의 수단인 말씀, 설교, 기도, 성례를 통해 성령님의 일상적인 일하심이 강하게 나타나서 죄를 깨닫고 중생하고 성화되며 은혜의 확신이 이루어지는 과정이다.[2]


부흥은 어떻게 일어나는가? 


1. 인간의 노력으로 할 수 없다는 것을 인식하라

 

부흥은 인간의 노력이나 힘으로 이룰 수 없음을 인정하는 데서 시작된다. 마틴 로이드 존스 목사는 그의 저서 부흥에서 부흥은 인간의 절망으로부터 시작된다고 말하면서 마가복음 9:28-29을 인용한다. 


한 아버지가 예수님의 제자들에게 귀신 들린 자기 아들을 고쳐 달라고 했지만, 제자들은 그 아이에게서 귀신을 쫓아내지 못했다. 예수님이 귀신을 쫓아내시자 제자들은 왜 자신들은 귀신을 쫓아내지 못했는지를 묻는다. 그러자 예수님이 말씀하셨다. “이런 부류는 기도로 쫓아내지 않고는, 어떤 수로도 쫓아낼 수 없다.”기도 외에 다른 것으로는 이런 종류가 나갈 수 없느니라”(막 9:29). 


오늘날의 교회는 마치 제자들처럼 무진 애를 쓰고 있습니다. 최선을 다해 보려 하고 있습니다. 어떤 의미에서 그 이전의 어느 시대보다 더 활동적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상황을 대처하는 데 있어서는 여전히 실패하고 있습니다.[3]


부흥은 인간에게서 시작되지 않는다. 하나님만이 주실 수 있는 능력을 의지하지 않으면, “이런 부류”는 나갈 수 없기 때문이다. 결국 부흥은 철저한 자기 인식, 자신의 부족에 대한 인식으로부터 시작된다. 


사사기에서도 하나님은 이스라엘의 부흥을 위해 그들에게 곤란한 문제를 보내신다. 하나님을 잊어버리는 이스라엘 백성을 이방 민족에게 파심으로써 그들의 진짜 상태를 보게 하신다. 팀 켈러는 말한다. “하나님은 하나님의 백성을 심판하실 때도 친절하게 역사하신다. 만일 하나님이 고통과 어려움을 주지 않으셨다면, 백성은 자신들의 진짜 상태를 보지 못했을 것이다.”[4]


2. 복음을 재발견하라 


복음 부흥이란 하나님이 말씀, 설교, 기도, 성례라는 일반적인 은혜의 방편을 통해 성령님의 정상적인 일하심인 죄의 깨달음, 중생, 성화, 은혜의 확신이 강하게 나타나는 것이다. 이것은 개인의 차원에서 경험되기도 하지만, 이런 복음 부흥이 공동체를 회복시킬 때 참된 부흥이라 말할 수 있을 것이다. 


기존에 알지 못했던 복음을 재발견한다는 것은 어떤 의미인가? 많은 사람이 복음을 알고 있다고 믿지만, 교회 생활을 들여다보면 복음에 대한 오해가 많다. 부흥을 연구한 학자인 리차드 러브레이스는 많은 성도가 칭의에 근거해서 성화를 이룬다는 것을 지적으로 동의하지만 그들의 삶은 대부분 성화에 근거해서 칭의를 생각한다고 말했다. 


의롭게 되기 위한 성결의 삶, 과거의 회심 경험, 최근의 신앙생활, 또는 고의적인 죄를 짓는 빈도에 근거해서 하나님이 받아주시는지에 대한 확신이 달라진다. 다른 말로 표현하자면 인간의 공로가 의가 된다고 생각하는 것이다.[5]


복음 부흥에서 복음을 재발견한다는 것은 칭의와 성화가 분리되지 않는 것, 성화의 동기가 칭의가 되는 것이다. 칼뱅은 기독교강요에서 “경건한 사람은 지옥의 심판이 없을지라도 하나님의 말씀에 순종하는 사람인데, 그들은 하나님의 마음을 아프게 하고 싶지 않기 때문이다”[6]라고 말했다. 우리가 죄를 짓지 않을 힘은 하나님에 대한 사랑에서 나온다는 말이며, 이 사랑은 하나님이 먼저 내게 베풀어 주신 은혜에 기초하는 것이다. 


복음에 기초하지 않은 종교 생활은 하나님의 법을 따르지 않고 마음대로 살고자 하는 반율법주의로, 그리고 하나님의 법에 순종하지만 순종의 행위 자체가 자신의 의가 되고 자랑이 되는 율법주의로 나타나게 된다. 복음의 재발견은 하나님이 베푸시는 구원의 은혜에 반응하여 하나님의 법에 순종하는 것이다. 


3. 부흥을 위해 기도하라 


E. M. 바운즈는 기도의 능력에서 이렇게 말한다. “오늘날 교회가 필요로 하는 것은 새로운 조직이나 기발한 방법이 아니라 성령께서 쓰실 수 있는 사람이다. 성령님은 방법을 통해 흘러나오지 않고 사람을 통하여 역사하신다. 그것도 기도의 사람에게 기름을 부으신다.”[7]


부흥의 궁극적 원천이 되시는 성령님께서는 대개 몇 가지 ‘도구들’을 사용하시는데, 가장 중요한 수단은 바로 기도이다. 조나단 에드워즈는 이것을 “특별한 기도”라고 불렀다. 이 기도는 연합하여 끊임없이 하나님 나라를 중심으로 드리는 기도이다. 처음엔 소수가 모이더라도 공동체 가운데 하나님의 영광을 구할 때 역사는 시작된다. 중요한 것은 기도하는 사람의 숫자가 아니라 기도의 성격이다. 


팀 켈러는 존 밀러의 글을 인용하면서 이런 기도의 특징을 나열한다. 


· 죄를 고백하고 우리를 낮출 수 있는 은혜의 간구

· 교회가 살아날 것에 대한 열정과 잃은 자를 찾고자 하는 연민

· 하나님을 알려는 열심과 하나님의 얼굴을 보고 그 영광을 맛보려는 갈망 


사도행전 4장에서 제자들은 더 이상 복음을 전하지 말라는 공회의 위협을 받은 후에 자신의 안전이나 가족의 보호를 간구하지 않았다. 다만 계속 복음을 전할 담대함을 간구했다. 이처럼 복음의 부흥에는 예배나 기도의 일상적인 양상을 뛰어넘는 어떤 특별한 기도들이 항상 수반되었다. 


4. 부흥의 장애물을 제거하라 


사람들을 복음 부흥으로 인도하기가 어려운 이유 중 하나는 복음을 진정으로 믿지 않고 있지만 복음을 믿고 있다는 착각 때문이다. 이것을 알려줄 실제적인 방법 가운데 하나가 바로 우상숭배의 본질을 가르치는 것이다. 우상이란 하나님보다 더 사랑하는 대상이며, 이것은 우리의 인정, 기쁨, 가치, 소망, 안정을 위해 그리스도를 바라보는 것 이상으로 더 바라보는 것을 말한다. 


사람들이 거짓말을 할 때 그는 자신의 평판을 그리스도에 대한 사랑보다 소중히 여기는 것이다. 또한 그 순간의 자존심이나 행복을 더 중요하게 여기는 것이다. 만일 신자가 세금을 속인다면 돈을 가짐으로써 얻는 지위나 편안함이 그리스도 안에서 갖는 정체성보다 더 중요하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우상숭배는 언제나 죄의 뿌리가 된다. 


이런 사람들의 삶을 변화시키려면 무엇이 필요한가? 어떻게 그들을 경건하게 살 수 있도록 도울 수 있는가? 팀 켈러는 해답은 옳은 행위를 하도록 강압하거나 위협하는 것이 아니라 복음을 마음의 우상에 적용하는 것이라 결론 내린다. 


복음 부흥을 위해서 설교하고 상담하는 사람들은 내재하는 우상들에 대해 항상 말하고 가르쳐야 한다. 그러면 이를 통해 복음을 믿지 못하는 우리 마음의 독특하고 고유한 방법들이 밝히 드러나게 될 것이다. 그렇지 않고 도덕주의적으로 행동을 바꾸려고 하면 불안정, 억눌린 분노와 죄책감, 영적 무감각이라는 결과로 이어지게 된다.[8]


5. 복음을 적용하라 


복음 부흥이 설교를 통해 사람들에게 전수되었다면, 그다음 단계가 필요하다. 설교를 듣고 은혜를 받은 사람들에게 그렇게 살 수 있도록 도와주는 단계가 필요하다. 이런 복음 적용의 방법 가운데 하나는 복음을 다른 이들에게 가르칠 수 있는 평신도 지도자를 훈련하는 것이다. 그리고 소그룹을 통해 복음을 확산하는 것이다.


부흥의 역사가 한창이었을 당시 조지 윗필드와 존 웨슬리도 4-8명으로 구성된 그룹을 만들어 매주 모여서 하나님께서 그들의 마음에 얼마나 실재적이셨는지, 그들을 괴롭히는 죄가 무엇인지, 하나님께서 그 죄를 말씀을 통해 어떻게 다루셨는지, 그들의 기도 생활이 어떻게 수행되었는지를 나누었다. 설교로 선포된 말씀이 소그룹 안에서 삶으로 다시 적용되는 나눔을 통해 복음은 더욱 생생히 삶 속에 역사하게 된다. 


또한 복음의 적용은 일대일 개인적 대화를 통해서도 가능하다. 복음으로 부흥을 경험한 사람들을 만나 대화하면 서로 안에 있는 하나님의 사랑을 확인하게 되고, 공동체 가운데 영적인 갈망과 기대가 형성된다. 개인들 사이의 비공식적인 대화 및 관계 형성을 통해 개인 부흥이 지속되고, 결국 더 많은 사람이 자신들을 돌아보며 하나님께 나아오게 된다. 


결국 복음 부흥은 신학적인 복음의 재발견이며, 일상적인 설교, 기도, 교제, 예배를 통해 성령님께서 강하게 역사하시는 것이다. 우리의 모든 교회에 매주 드리는 일상적인 예배와 모임을 통해 복음이 흘러넘치는 복음 부흥의 시기를 허락해 주시옵소서!



1. 팀 켈러, 당신을 위한 사사기, 두란노, 65

2. 팀 켈러, 센터처치, 두란노, 115 

3. 마틴 로이드 존스, 부흥, 생명의말씀사, 18

4. 팀 켈러, 당신을 위한 사사기, 두란노, 68

5. 팀 켈러, 센터처치, 두란노, 115 

6. 존 칼빈, 기독교강요, 생명의말씀사, 87(1.2.2)

7. E. M. 바운즈, 기도의 능력, 생명의말씀사, 1 

8. 팀 켈러, 센터처치, 두란노, 1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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