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와플터치 & 큐티

인생은 홀로 연주하는 독주[獨奏]가 아닙니다

1월 28일 와플 QT_주말칼럼

2024-01-28
주말칼럼 - 인생은  홀로 연주하는  독주[獨奏]가  아닙니다 

전도서는 부와 명예뿐 아니라 탁월한 지혜까지도 소유했던 왕 솔로몬의 자서전적인 책입니다. 전도서를 읽을 때면 자신의 인생을 회고하며, 깨달은 바를 후손들에게 나누는 경륜 있고 지혜로운 할아버지가 연상되기도 합니다. 하지만 전도서는 만만히 볼 수 있는 책은 아닙니다. 독특한 문학적인 표현, 철학적인 명상과 신학이 담긴 심오한 책이기 때문입니다. 


“헛되다”라는 말로 가득한 전도서는 해 아래, 이곳 세상에서 살아가는 인생의 허무함을 강조합니다. 물론 이 책이 회의론자나 허무주의자의 노래인 것은 아닙니다. 전도서의 중심에는 “창조주 하나님”이 계시기 때문입니다. 창조주 하나님이 존재하심을 믿는 사람은 그 어떤 상황에서도 허무주의자가 될 수는 없습니다. 때문에 전도서는 이런 결론으로 마무리됩니다.


“이제 모든 것을 다 들었으니 결론은 이것이다. 하나님을 두려운 마음으로 섬기고 그의 명령에 순종하라. 이것이 사람의 본분이다. 선하건 악하건 하나님은 우리가 하는 모든 일을 은밀한 것까지 다 심판하실 것이다(전도서 12장 13-14절).” 결국 전도서는 무엇이 헛되며, 무엇이 영원한지를 말하는 책인 것입니다. “헛되고 사라져버릴 것들에 연연하고 그런 것들에 마음을 두지 말라. 인생이 얼마나 허망한 것인지를 깨닫고, 창조주 하나님을 기억하라! 하나님을 떠나 인생의 의미와 진리를 찾으려 하는 것은 헛된 시도이니 하나님을 알고, 여호와를 경외하라!” 이것이 전도자가 내리는 결론입니다.


그런데 1장부터 해 아래 있는 모든 것들이 얼마나 허무한지를 하나하나 짚어가던 솔로몬은 갑자기 이렇게 말합니다.


두 사람이 한 사람보다 더 나은 것은 협력하므로 일을 효과적으로 할 수 있기 때문이다. 만일 두 사람 중 하나가 넘어지면 다른 사람이 그를 도와 일으킬 수 있으나 혼자 있다가 넘어지면 그를 도와 일으켜 주는 자가 없으므로 그는 어려움을 당하게 된다. 추운 방에 두 사람이 함께 누우면 따뜻해진다. 그러나 혼자서 어떻게 따뜻해질 수 있겠는가? 한 사람으로서는 당해 낼 수 없는 공격도 두 사람이면 능히 막아낼 수 있으니 삼겹줄은 쉽게 끊어지지 않는다.


이 땅의 모든 것이 헛되며, 인간은 한 치 앞도 알 수 없는 무지한 존재이기에 누군가와 함께 걸을 수 있음은 복된 일이라고 말하고 있는 것입니다. “길동무와 함께 걷는 것은 인생의 허무와 고통을 이겨낼 수 있는 가장 현실적이고 효과적인 방법이다” 바로 이것이 이 땅에서 모든 것을 소유하고 누려보았던 지혜자 솔로몬이 내리는 결론 중 하나인 것입니다.


인생 여정은 나 혼자만의 실력으로는 완주할 수 없는 여정입니다. 절대로 꺾이지 않는 강한 마음을 가진 사람은 없으며, 인생 여정에 찾아오는 풍랑들은 사납고 거칠 뿐 아니라 예고 없이 찾아오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하나님은 사랑하는 당신의 자녀들이 홀로 걷게 하지 않으십니다. 믿음의 친구들과 함께 걷게 하십니다. 그래서 가정과 교회를 주셨습니다. 저는, 우리가 살고 있는 이 시대는 그 어느 때보다 더 가정과 교회를 소중히 여겨야 할 때라고 확신합니다. 믿음의 친구들과 함께 하는 삶을 가꾸어야 할 때라고 확신합니다.


그런데 함께 걷는 일에는 성숙과 지혜라는 실력이 필요합니다. 왜냐하면 함께 걷는 여정은 홀로 멋지게 연주해내는 독주(獨奏)가 아닌 함께 연주하는 합주[合奏]이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성숙함과 지혜로움이 없다면 불협화음[不協和音]이 발생하게 됩니다. 그 순간 함께 하는 여정은 축복이 아닌 재앙으로 바뀌게 됩니다. 


오케스트라에 참여하는 연주자는 자신의 개성만을 고집하지 않습니다. 교향곡 연주는 홀로 하는 단독 연주가 아님을 잘 알고 있기 때문입니다. 연주자는 자신의 정체성을 잃지는 않지만 동시에 그 오케스트라에 속합니다. 그렇게 조화를 이룬 전체로서의 오케스트라는 홀로 연주할 때는 결코 만들어 낼 수 없는 더 풍성하고 아름다운 음악을 만들어 내게 됩니다.


2024년 새해가 밝았습니다. 희망찬 새해라고 말하지만, 많은 어려움이 예고되는 한 해이기도 합니다. 우리 각자의 삶과 우리 가정에도 무거운 짐들이 있을 것입니다. 그러나 길동무들과 함께 이겨낼 수 있을 것입니다. 가정과 교회가 울타리가 되어 줄 것입니다. 무엇보다 하나님께서 우리의 길동무가 되어 동행해 주신다는 사실은 큰 힘이 됩니다.


함께 하는 실력을 가진 우리이기를 바랍니다.

함께 연주하는 기쁨이 가득한 한 해가 되기를 바랍니다.

우리 가정이, 우리 교회가 함께 연주해낼 아름답고 풍요로운 연주가 기대됩니다.

우리 모두에게 샬롬이 있기를 바랍니다.





작성자 : 오선미 소장 (한 예술치료교육연구소)

출처 : 맛있는 QT 문화예술 매거진 <와플터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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