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와플터치 & 큐티

염려를 날려주는 응원

2월 25일 와플 QT_주말칼럼

2024-02-25
주말칼럼 - 염려를 날려주는 응원 

염려는 우리가 바꿀 수 없는 것에 집중하게 하므로 지극히 소모적입니다. 결국엔 시간을 낭비하게 되고, 에너지를 빼앗기게 됩니다. 심지어는 온종일 염려를 머리에서 떨쳐버리지 못하는 경우도 얼마나 많은가요? 그런 의미에서 염려는 삶을 파괴하는 부정적인 상상력으로 부정적인 결과를 상상하는 것입니다. 하지만 심리학자들의 연구에 따르면 우리가 염려하는 95% 이상의 것들은 대부분 일어나지 않는다고 합니다. 그뿐만 아니라 사람들이 염려하는 문제의 오직 10%만이 현재에 부딪힌 문제일 뿐 나머지 90%는 쓸데없는 과거의 일이나 아직 일어나지 않은 미래의 일 때문이라고 합니다. 정신분열증 역시 크고 작은 염려와 두려움으로 인해 비롯되는 경우가 적지 않다고 합니다. 그만큼 우리의 마음이 나뉘게 되어 ‘분열’되는 것은 삶의 리듬과 균형을 깨뜨리는 현상을 초래합니다.

 

우리는 하루에도 수십 가지 염려에 사로잡혀 살아가는 순간들이 너무나 많습니다. 그것은 일어나지도 않을 일에 소중한 시간과 에너지만 지나치게 낭비하는 것이고 더 나아가 그것은 결국 그나마 우리 안에 남아 있는 긍정의 힘을 훔쳐가는 비생산적인 에너지 덩어리일 뿐입니다. 우리를 실망하게 하는 것들에 집중하기보다 우리에게 도움이 될 가능성과 잠재력에 집중한다면 어떨까요?


하루는 신사 한 사람이 야구장 앞을 지나며 서서히 차를 몰고 있는데 그가 몰고 있는 차 앞에 갑자기 야구공 하나가 굴러왔습니다. 급정거한 신사의 자동차 앞으로 운동장에서 아이들이 우르르 뛰어나와서 사과했습니다.  “아저씨, 놀라셨죠? 죄송합니다. 상대 선수가 홈런을 쳤거든요.”


신사는 웃으면서 괜찮다고 말하면서 상대방이 홈런을 날렸는데도 불쾌해 보이지 않는 꼬마들의 순진함에 반했습니다. 그래서 아이들에게 질문을 던졌습니다. 

“아니, 얘들아 너희들은 홈런을 맞았는데도 서운하지 않아?” 

 “서운하다니요? 원래 그 아이는 홈런을 잘 치는데요, 뭘.” 

아이들은 공을 주우면서 아무렇지도 않은 듯이 말했다. 신사는 두 번째 질문을 던졌다.

 “그건 너희 팀 투수가 잘 못 던졌기 때문이 아니니?”

 “아니에요. 우리 팀 투수는 최선을 다했어요. 우리도 최선을 다하고 있고요.”

신사는 할 말을 잃어버렸지만, 마지막 질문을 건넸다고 합니다.

 “그럼 지금 점수가 어떻게 되니?"”

 “우리 팀이 8:0으로 지고 있어요.”

 “그래? 그래도 실망스럽지 않아?”

 “왜 실망을 해요? 우린 아직 한 번도 공격하지 않았는데요.”

그 말을 마치자마자 아이들은 소리를 내면서 야구장을 향해 우르르 몰려갔다고 합니다. 한동안 그 신사는 차 안에서 혼잣말로 중얼거렸습니다.

 “왜 실망을 해요? 우린 아직 한 번도 공격하지 않았는데요.”


그 아이들의 말처럼 우리는 작은 것에 실망할 이유가 없고 좌절할 필요가 없습니다. 우리는 한 치 앞도 볼 수 없습니다. 아무도 내일 일을 장담할 수 없는 것입니다. 그렇기에 염려는 시간 낭비이자 에너지 낭비나 다름없습니다. 


어린아이들을 보십시오. 전혀 염려하지 않습니다. 무엇을 먹을지, 무엇을 입을지, 전혀 염려하지 않습니다. 아니 어쩌면 염려라는 개념조차 크게 없는지도 모르겠습니다. 그래서 우리는 어린아이들을 바라보며 천진난만하다고 말하지 않나요. 그들은 염려를 모르기 때문입니다.


반대로 우리는 너무나 자주 그리고 쉽게 염려에 빠지는 경우가 많습니다. ‘염려’를 뜻하는 영어의 ‘Worry’는 본래 억제 혹은 억압을 의미하는 고대 영어 단어 ‘Wyrgan’에서 유래했다고 합니다. 우리의 감정이 자리 잡고 있는 마음을 억압하는 것이 바로 염려라는 것을 암시해줍니다. 그것은 정상적인 생각을 억압하고 건설적인 행동을 억제하는 부정적인 에너지나 다름이 없기 때문에 염려는 어떤 경우에도 우리에게 전혀 도움이 안 된다는 것을 기억할 필요가 있습니다.


문제는 나 자신이 얼마나 염려에 사로잡혀 있는지 혹은 억눌려 있는지를 대부분은 정확히 실감하지 못한다는 데 있습니다. 따라서 가까이에서 제삼자의 보다 객관적인 도움이 필요한 순간들이 많습니다. 그 도움의 손길을 통해 우리가 처한 상황을 새롭게 볼 수도 있기에 나의 문제나 염려를 바라보는 시각이 얼마든지 바뀔 수 있기 마련입니다. 내가 고민하는 것들을 전혀 새로운 관점에서 볼 수 있도록 도움을 주는 이웃의 관심이야말로 우리의 염려를 한 방에 날려주는 응원의 통로가 아닐 수 없습니다.




작성자 : 김요한 목사 (함께하는교회)

출처 : 맛있는 QT 문화예술 매거진 <와플터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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