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와플터치 & 큐티

와플 QT_내 앞에 잠잠하라! - Be Still!
2022-01-02

주말칼럼_내 앞에 잠잠하라! - Be Still!

 

한 해가 시작되면 누구나 꿈과 소망에 관한 이야기를 나눕니다. 올해는 어떤 설렘으로 첫 달을 맞이하고 계시는지요? 


팬데믹 시대가 이 년을 넘고 있는 시기에 지구촌 어느 대학교에서는 질병과 치료에 관한 의미 있는 임상 실험을 했습니다. 환자와 의사의 신뢰 관계가 치료에 얼마나 영향을 미치는가 하는 실험이었습니다. 실험은 같은 의사에게 세 가지 유형의 환자를 보냈습니다. 세 부류의 환자를 한 명의 의사에게 치료받게 한 것입니다. 첫 번째 그룹은 의사의 말을 완전히 신뢰하는 환자입니다. 어떤 방식의 치료를 하거나, 어떤 종류의 처방을 해도 잘 따르는 사람들입니다. 두 번째 그룹은 의사의 말을 듣기는 하지만, 절반만 믿는 환자입니다. 의사의 치료나 처방이 자신이 아는 범위에 있거나 이해가 되는 것이면 따르지만, 그렇지 않으면 불신하는 환자입니다. 그리고 세 번째 그룹은 의사의 진단과 처방을 처음부터 의심하는 환자입니다. 이들은 자기의 상식을 우선하고, 인터넷이나 주변에서 들은 정보를 더 신뢰하는 그룹입니다. 한마디로 스스로 똑똑하다고 생각하며 자신을 신뢰하는 그룹입니다. 그러다 보니 의사와 끊임없는 신경전이 일어납니다. 


실험 결과는 예상한 대로였습니다. 의사를 믿고 따르는 신뢰도, 의존도가 높은 그룹일수록 치료가 잘되고 병세가 호전되는 비율이 높게 나왔습니다. 의사를 신뢰하기에 그가 하는 행동 하나하나를 잘 받아들이고, 반드시 치료될 것이라는 소망이 있기에 좋은 결과가 나왔는지는 모르겠습니다. 어떤 이유가 되었든지 중요한 것은 ‘신뢰’라는 내면의 움직임이 ‘치료’라는 외면적인 결과로 나타났다는 것입니다. 


누군가는 이러한 자료를 보면서 큰 의미를 부여하지 않겠지만, 하나님을 믿는 우리에게는 많은 것을 생각하게 합니다. 하나님을 믿는 것이 단지 내면의 결심이 아니라 우리 삶의 태도와 결과를 바꾸어 준다는 것 말입니다. 하나님을 신뢰하는 만큼 삶의 기쁨과 소망이 커진다는 것을 다시 한번 깨닫게 합니다. 우리는 이러한 내용을 너무도 잘 알고 있습니다. 하지만 실천하기에 어려운 것도 사실입니다. 그럴 때면, 내 생각처럼 되지 않고, 하나님의 계획과 인도하심이 느껴지지 않을 때 그리고 소망이 사라질 때 이사야 55장 말씀을 묵상합니다. 


여호와께서 말씀하신다. “내 생각은 너희 생각과 다르며 내 길은 너희 길과 달라서 하늘이 땅보다 높은 것같이 내 길은 너희 길보다 높고 내 생각은 너희 생각보다 높다. 비와 눈이 하늘에서 내리면 다시 그리로 돌아가지 않고 땅을 적셔 싹이 나게 하며 열매가 맺히게 하여 파종할 씨앗과 먹을 양식을 주듯이 내 입에서 나가는 말도 나에게 헛되이 돌아오지 않고 내 뜻을 이루며 내가 의도한 목적을 성취할 것이다. “너희가 기쁨과 평안 가운데서 살게 될 것이며 산들이 너희 앞에서 노래를 부르고 들의 모든 나무들이 손뼉을 칠 것이며 가시나무가 있는 곳에 잣나무가 자라고 찔레 대신에 도금양이 자랄 것이다. 이것이 나 여호와가 행한 일을 상기시켜 주는 영원한 표적이 될 것이다(사 55:8-12).”


모래알보다 작은 지식과 경험으로 무언가를 생각하고 계획하며 내가 원하는 그대로 해 달라고 조르는 모습을 떠올립니다. 하나님을 믿는다고 말하면서도 여전히 내가 원하는 방식을 고집하는 어리석은 사람, 그 사람이 바로 저입니다 하고 고백할 수밖에 없습니다. 이사야의 말씀처럼 ‘내 생각과 다른 하나님의 뜻’을 믿고 따라가는 것이 최상의 선택이며, 최선인데도 말입니다. 이제는 나를 중심으로 하는 신앙에서 벗어나야겠습니다. 내가 아닌 하나님께 모든 초점을 맞추는 삶이 되도록 힘써야겠습니다.


또다시 설레는 마음으로 새해를 맞이합니다. 여러 가지를 꿈꾸고 나름대로 소망하는 것을 그려 봅니다. 새로운 계획을 달력에 적어보기도 합니다. 하지만 그 모든 것이 절대적이고 반드시 이루어져야 한다는 생각은 잠시 접어 둡니다. 하나님의 인도하심으로 인해 언제라도 일정이 변경될 수 있다는 사실을 달력 맨 위에 적어 둡니다. 빨간색으로 칠하며 눈에 잘 보이게 표시도 합니다. 하나님이 가장 좋은 곳으로 이끄실 것이라는 사실을 잊지 않도록 말입니다. 


혹시 내가 적어 놓은 대로 일이 진행되면 기쁘고 감사한 일입니다. 하지만 내가 생각한 대로 하나도 진행되지 않더라도 그 역시 기쁘고 감사한 일입니다. 여전히 하나님이 함께하시며 나의 손을 잡고 가는 중이기 때문입니다. 내가 원하는 길이 아니라 하나님이 원하시는 길로 이끄시는 것임을 믿기 때문입니다.


우리의 손을 잡고 2022년의 첫 달, 첫걸음을 시작하신 하나님께 모든 주도권을 맡겼으면 좋겠습니다. 그러면 올해의 마지막 날에는 “역시 가장 좋은 것으로 채워주셨습니다”라는 고백이 우리의 입을 통해 나올 것입니다. 기대합니다. 


2022년, 가장 큰 소망, 가장 큰 기쁨으로 가득한 한 해가 되기를 바라봅니다.  




작성자 : 함철훈(사진가)
출처 : 맛있는 QT 문화예술 매거진 <와플터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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